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원래 지역구는 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이다. 이 지역에서 4선을 하고 전남지사까지 지낸 그가 21대 총선 지역구로 종로를 택한 것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승부를 봐야 차기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야권 유력주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지역구를 바꾸고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선택은 정치적 도박이다. 승리를 거머쥐는 쪽은 대권이 탄탄대로 열리면서 달콤한 과실을 맛보지만 실패한 쪽은 재기가 힘들 정도로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와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2008년 3월 30일 서울 동작구 경문고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8년 정몽준-정동영 동작을 빅매치 

18대 총선이 치러진 2008년 정치 생명을 건 거물들의 빅매치는 서울 동작을에서 있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텃밭인 울산 동구를, 직전 해인 2007년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전북 전주 덕진을 버리고 동작을에서 맞붙었다. 승리는 54.4%의 득표를 얻은 정 최고위원에게 돌아갔다. 이듬해 정 최고위원은 ‘이방인’으로 머물렀던 한나라당에서 당 대표까지 지내며 안착했지만 정 전 장관은 같은 해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자신의 원래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씁쓸하게 여의도에 복귀했다.

4.27 재보선을 3일 앞둔 2011년 4월 24일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 예배에 참석해 행사 시작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1년 손학규-강재섭 전ㆍ현직 대표의 분당 빅매치 

총선은 아니지만 2011년 4ㆍ27 재보선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기 분당을’ 맞대결도 큰 관심을 모았다. 경기 광명에서 배지를 달고 경기지사까지 역임한 손 대표와 대구 서구 국회의원이었던 강 전 대표의 ‘분당을 빅매치’는 자존심을 건 전ㆍ현직 대표의 승부로 무게감이 더 했다. 결과는 51%를 얻은 손 대표의 승리였다. 당시 한나라당에게 분당을은 ‘천당보다 분당’이라 불릴 정도의 강세 지역이었기에 민주당의 승리는 1석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합류한 손 대표에겐 당내 입지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홍사덕-정세균이 맞붙은 2012년 종로 빅매치 

2012년 19대 총선 빅매치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새누리당 의원과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이 각각 대구 서구와 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을 버리고 종로를 택하면서 친박ㆍ친노 대리전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승리는 52.3%를 획득한 정 의원이 가져갔고, 2016년 총선에서도 종로에서 당선되면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하는 밑바탕이 됐다.

2016년 3월 24일 오전 대구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김문수(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들고 접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 김부겸-김문수 대구 수성갑 빅매치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 빅매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은 대구 수성갑이었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한 김 의원이 김 후보를 꺾고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되면서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고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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