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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유럽車 부럽지 않다” 고급스러운 스마트 SUV 제네시스 GV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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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유럽車 부럽지 않다” 고급스러운 스마트 SUV 제네시스 GV80

입력
2020.01.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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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제네시스 브랜드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네시스는 ‘EQ900(현 G90)’을 시작으로 3종의 세단 라인업 만으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겨뤄왔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트랜드(흐름)가 SUV로 넘어가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경쟁력은 낮아졌고, 돌파구가 필요했다. 제네시스는 판매 볼륨과 브랜드 가치를 모두 높일 수 있는 차량으로 GV80을 선보이게 됐다.

GV80 경쟁 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렉서스 ‘RX’ 등이 꼽힌다. 프리미엄 SUV라는 시장을 개척한 차량들이다. GV80이 나아갈 길을 미리 가본 ‘선배’와 같다. 동급 최고 성능, 세계 최초 기술 등을 앞세운 ‘후배’ GV80의 경쟁력을 가늠해보기 위해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호텔을 다녀오는 13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고속화도로 주행이 90%에 달해, 고속주행성능,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승차감과 거주성 등을 중심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GV80 첫 인상은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벤틀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전무 등 벤틀리 출신 디자이너들이 GV80 디자인을 담당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디자인만 본다면 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실물로 만나보면 크기에도 압도된다. 스포티한 비율 때문에 커보이지 않지만, 실제 크기는 전장 4,945㎜, 전폭 1,975㎜, 전고 1,715㎜ 등 경쟁 모델보다 크다.

GV80 전면부는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램프’로 제네시스 정체성을 강조했다. 또 ‘지-매트릭스’ 문양을 차량 곳곳에 적용해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을 연출했다. 측면부는 쿼드램프에서 시작해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포물선인 ‘파라볼릭 라인’으로 볼륨감과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은 쿠페를 떠올리게 할 만큼 날카롭다. 후면부는 전면부와 통일감을 유지하면서 단순하게 마감했다.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인테리어.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인테리어. 제네시스 제공

‘여백의 미’를 강조한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고급스럽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4.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였다. 대시보드 윗부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최대 4분할까지 나눠져 내비게이션, 오디오, 날씨정보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했다. 송풍구 디자인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형식이다. 대시보드 하부를 가로지르는 디자인을 통해 수평적인 공간감을 구현했다. 또 실내 중앙부 조작버튼 개수를 줄여 운전자와 탑승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스티어링휠은 수평적인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조작부에는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를 적용해 단순함과 화려함의 절묘한 균형을 맞췄다.

GV80은 국산차 최초로 인체공학적 시트 시스템인 ‘에르고 모션 시트’를 적용했다. 이 시트는 운전석에 7개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주행 시 안락감과 최적의 착좌감을 구현하고 공기주머니 개별 제어를 통해 스트레칭 모드를 제공한다. 또 2열에도 좌석 전동 조절 장치와 통풍 기능을 적용해 후석 공간의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거주성은 기대 이하였다. 실내 공간을 넓게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현대차지만, GV80의 2ㆍ3열 거주성은 동급 모델보다 불편했다.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제네시스 제공

GV80는 후륜구동 기반의 대형 SUV에 걸맞은 최고의 동력 성능과 주행 성능을 갖췄다. 시승차인 디젤모델은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m 등 높은 동력성능을 갖췄다.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복합연비는 리터당 11.8㎞다. 실제 주행 질감은 부드러우면서 강력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는 만큼 속도가 올라갔다. 고속도로에서는 ‘장거리여행차(GT)’에 적합한 주행감각이었다. 다만 BMW, 포르쉐와 같은 폭발적인 가속감은 부족했다.

인천대교를 지날 떄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II(HDA2)'를 적극 활용했다. HDA2는 기존 HDA 시스템보다 많은 센서를 장착해 360도 전방위 인식이 가능하다. 주변 교통상황은 계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또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스티어링휠 제어로 차로 변경을 도와준다. 또 시속 20㎞ 이하의 정체 상황에서도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는 등 자율주행에 근접한 편의성을 제공했다.

주행정보와 주변 차량 정보가 표시되는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계기반과 헤드업디스플레이. 류종은 기자
주행정보와 주변 차량 정보가 표시되는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계기반과 헤드업디스플레이. 류종은 기자

GV80은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항속 기술 SCC-ML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제네시스는 SCC-ML이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차가 스스로 학습해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과 흡사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는 AI의 머신러닝 기능을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또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능인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차량 전방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띄우고, 최적 주행 경로를 가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해줬다. 다만 실제 주행 중 활용하기는 불편한 느낌이었다.

이번 시승에서 느낀 GV80은 국산차의 진화였다.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디자인, 주행성능, 첨단 기능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서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마 아쉬움도 남았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 가치가 아직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에 못미치는 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헤리티지(유산)’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꾸준한 발전을 이뤄내면 10년 뒤 제네시스만의 헤리티지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땐 ‘진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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