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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이 타다를 공유경제라고 부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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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이 타다를 공유경제라고 부르는 이유

입력
2020.0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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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성홍타워에서 열린 '타다 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웅 쏘카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성홍타워에서 열린 '타다 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논란이 봉합되지 못한 채 새해가 밝았고,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이재웅 쏘카 대표는 박재욱 VCNC 대표와 함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타다 금지법’은 국회 본회의 문턱인 법제사법위원회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타다 논란의 핵심은 렌터카와 기사를 동시에 빌리는 형태의 사업을 공유경제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타다 문제 해결에 따라 우리나라 공유경제의 명맥을 아예 끊어버리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공유경제를 표방한 불법 서비스를 솎아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웅 대표를 비롯한 타다 측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공유경제의 일종임을 강조하고 나서는 이유다.

 ◇이재웅 “공유경제를 넓은 의미로 봐야” 

지난해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전달하던 이 대표는 이달 16일 사단법인 오픈넷이 개최한 ‘타다 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타다를 변호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공유경제에 대한 정의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로 대표되는 산업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 개념으로 공유경제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산업화는 사람들의 소유를 늘려가는 과정이었다면, 공유경제는 그런 식의 소유경제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며 “소유를 공유로 바꿔낸다는 개념에서 보면, 쏘카와 타다도 공유경제의 일종”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그 동안은 이 대표가 운영하는 쏘카와 타다가 차량 대수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렌터카 서비스인 쏘카가 전국에 1만여대, 타다의 경우 카니발 차량 1,000여대를 직접 구입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개인의 유휴 자산을 활용하는 경제활동이나 추가 소득’이라는 좁은 의미로 해석할 때 쏘카는 물론 타다도 공유경제라고 부르기 어려운 이유다.

2015년만 해도 87만명을 넘어섰던 전년 대비 자동차 등록 증가대수는 지난해 47만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e-나라지표 캡처
2015년만 해도 87만명을 넘어섰던 전년 대비 자동차 등록 증가대수는 지난해 47만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e-나라지표 캡처

이 대표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당장엔 차량 대수를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공유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히면서 소유 차량 숫자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2015년 쏘카 사업이 본격화한 이후 ‘사지 않고 빌리면 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이후 우리나라 신규 자동차 등록 대수는 일관되게 줄어들고 있다”며 “공유경제로 가는 과도기에는 일시적으로 자원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스템이 안착되면 자원이 줄어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타다도 차량 소유 줄이는 데 기여할 것” vs “택시 대수만 늘리는 꼴” 

이 대표는 앞으로 타다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낼 거라고 본다. 차량을 구매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기사가 포함된 차량을 즉시 호출하는 방식으로 차량 소유 자체를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VCNC는 이 맥락에서 지난해부터 ‘타다 비즈니스(법인차량 대신 쏘카ㆍ타다 이용)’나 ‘타다패스(한 달마다 일정한 할인쿠폰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목표는 택시가 분담하고 있는 3%의 이동이 아닌, 승용차가 분담하는 55%라는 숫자를 낮추는 것”이라며 “지금은 타다 차량을 늘릴 수밖에 없지만, 이게 나중에는 차량 수 전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중을 향한 이 대표의 꾸준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타다가 공유경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공유경제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수요자 맞춤형 공유 서비스’로 해석하는 학자들의 경우 타다를 신산업으로 보지만, 택시업계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타다가 앱을 활용한 콜택시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타다를 늘려봤자 결국 도로 위에 24시간 굴러다니는 택시 대수만 늘리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4차산업혁명교통연구본부장은 “연구자마다 말이 다르지만, 타다와 같은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택시를 대체하는 효과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택시를 안 탔던 사람들을 시장에 새롭게 끌고 들어오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택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유경제의 일부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신 본부장은 “30년, 50년 후엔 결국 공유경제 형태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타다 논란도 결국 공유경제로 가는 길 중간에서 최선을 찾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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