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밤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떼까마귀로 수원지역 상인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8시쯤 수원시 인계동의 한 먹자골목 전선위에 떼까마귀가 앉아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수원시 인계동 나혜석 거리 일대 수 천 마리의 까마귀 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밤이 되면 어김없이 날아들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전선에 앉아 배변을 하는 통에 차량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26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까마귀 떼는 낮이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밤이 되면 인계동 나혜석거리, 가구거리, 아주대 삼거리 등에 출몰한다. 이들은 전선 등에 앉아 소리를 내거나 배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전선에 앉아 있는 모습에 여성들은 ‘소름 끼친다’, ‘징그럽다’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상가 등을 찾은 손님들의 차량이나 손님들 머리와 몸에 배설물이 떨어지는 등 오물 테러 수준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상가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정도라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수원시 인근 도심이 떼까마귀의 터전이 된 건 4년 전부터다. 한 두 마리 모여들더니 수 백 마리, 수 천 마리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몽골과 중국 북쪽, 시베리아 등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서 찾아오는 겨울 철새다. 몸집이 작고 군집성이 강해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한다. 11월부터 우리나라로 와 이듬해 2월 말이나 3월 초 북쪽 번식지로 되돌아간다.

이에 일부에서는 과거에 농경지가 많은 김포 등에 머물렀던 이들이 김포신도시 등의 개발로 더 남쪽으로 날아들다 수원까지 내려와 정착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의견은 경기 화성지역 곡창지대가 있어 먹거리가 있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수원도심이 조명 등으로 인해 따뜻해 정착하게 됐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먹을 것도 많고, 조명과 건물로 바람도 막아주면서 따뜻하며,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경로로, 왜 도심 한복판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명확하게 조사된 것은 없는 상태다.

한 조류 전문가는 “까마귀 배설물로 인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배설물이 요산성분이어서 차량 등에 묻을 경우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변색될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세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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