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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에도 어린이집 외 대안 없는 맞벌이 부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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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에도 어린이집 외 대안 없는 맞벌이 부부들

입력
2020.01.29 17:37
수정
2020.01.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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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육아도우미ㆍ간병인도 불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중인 29일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부터 마스크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중인 29일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부터 마스크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워킹맘’ 윤모(31)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근심이다. 맞벌이 부부라 갓 돌이 지난 딸을 영아전문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히 아이를 맡길 곳도 없다. 고령의 부모님은 지방에 거주한다. 윤씨는 “당분간이라도 보내고 싶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없으니 속만 타 들어간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으로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가 여러 사람과 접촉하는 것을 막아주고 싶지만 육아를 위해 무기한 휴가를 낼 수도, 부모님에게 부탁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다. 인터넷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는 ‘외벌이 집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다 안 온다’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다’는 걱정과 탄식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동포 베이비시터(육아도우미)에 의지하는 부모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 연휴에 중국을 방문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당분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부모가 늘었다. 아이돌봄 서비스 매칭업체 ‘맘시터’ 관계자는 “중국동포 육아도우미를 두다 임시로 한국인을 찾으려는 학부모들 문의가 하루에 수십 건씩 들어오고 있다”며 “설 휴일 대비 학부모들의 서비스 신청이 8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조금이라도 감염 위험이 있는 아이는 자율적으로 등원하지 않게끔 안내하고 있다. 그래도 부모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서울 성북구의 유치원에 6세 아이를 보내는 남모(37)씨는 “유치원으로부터 ‘감기 증상이 있거나 중국 방문자와 접촉, 공항을 방문한 아이들은 등원을 중지하라’는 안내문을 받았다”며 “일단은 다른 방도가 없으니 믿고 아이를 보낼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동포 간병인을 채용하고 있는 고령자ㆍ환자 가족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에 중국동포 간병인은 12만~16만명으로 추정된다. 권모(59)씨는 “부모님이 입원한 요양병원 간병인 대부분이 중국동포라 그들의 출근을 막으면 병원이 마비된다고 들었다”며 “일단병원 지침에 따르지만 하루하루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출입국통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동포 약 70만명 중 춘제(春節) 기간(1월 24일~2월 9일) 중국에 다녀오는 인원은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국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7만명 중에서도 상당수가 춘제를 중국에서 보내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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