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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도 마스크 쓰고” 신천지 집단 감염에 개신교ㆍ천주교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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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도 마스크 쓰고” 신천지 집단 감염에 개신교ㆍ천주교도 비상

입력
2020.02.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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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출입 제한에 방역 강화 

 천주교 일부 교구는 미사 중단 

21일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예배당 출입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대책으로 평일 교회시설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승엽 기자
21일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예배당 출입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대책으로 평일 교회시설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승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대책으로 교회 시설 출입을 제한합니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예배당의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교회 중 하나인 소망교회에는 예배가 없는 평일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배일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신자들에게 주일마다 식사를 대접하던 식당도 다음달 1일까지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이 교회에 다니는 김모(31)씨는 “지난 예배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친구들도 많았다”며 “이번 주는 청년부 예배에 나가는 대신 집에서 가족들과 인터넷 예배를 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구의 신천지 예배당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종교계가 긴장하고 있다. 종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예배일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신자가 모이는 특성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가 83번 확진자도 6번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언급하자 종교시설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하루에 수천 명이 몰리는 개신교 대형교회와 천주교 성당들은 기존 예배와 미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자체 방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소모임을 중단하고 중국 방문자나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보이는 신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 영상 활용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지부에서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지난 20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지부에서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이날 서초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같은 구에 있는 사랑의교회는 각 예배실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인사는 악수가 아닌 목례로 대체하기로 했다. 주일학교 교사나 헌금 안내자 등은 예배 시작 전 체온도 측정한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주 1회 이상 예배실을 비롯한 모든 시설에 소독과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 신자가 56만명에 이르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주일 철야예배’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도 소속 목사들에게 의료기관 방문과 해외봉사 등의 단기 선교를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신천지가 신종 코로나 확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신자들에게 개신교 예배에 참석하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면서 당분간 새 신자를 받지 않겠다는 교회도 늘어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이날 “새롭게 등록을 원하는 분은 4월부터 문의해주길 바란다”는 안내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천주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대교구는 지난 19일 사상 초유의 미사 중단에 들어갔다. 각 교구들도 잇따라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소속 본당 차원에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을 강조하는 한편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성가책과 기도서 등 공동 물품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기로 했다. 명동성당 관계자는 “미사 중 마스크 착용 가능한 점을 안내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성수대는 치우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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