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심 롬바르디아ㆍ베네토 집중… 지역감염 현실화 
 밀라노 패션쇼 등 공연ㆍ전시 올스톱… 유럽 확산 우려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가 23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패션 위크 2020’ 행사장에 마스크를 쓴 채 도착하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확진 환자가 나와 유럽 지역으로 대규모 전파 가능성이 우려된다.

24일(현지시간) ANSA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전국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수가 최소 152명(사망자 3명 포함)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76명에서 하루 사이 두 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이탈리아 경제ㆍ금융 중심지인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만 11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주에서도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이탈리아의 확산 방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지난주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2명,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철수한 자국민 1명 등 총 3명에 불과했던 확진자가 최근 며칠 사이 갑자기 폭증한 것이다. 또 중국을 여행한 적이 없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역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신규 확진 사례가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30%를 담당하는 롬바르디아ㆍ베네토주 지역에 집중된 점도 정부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선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최초 확진자,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19일 폐렴 증세로 현지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후 쏟아져 나온 대부분의 감염자가 해당 병원 의사 간호사 환자 등과 접촉한 사람들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남성의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규제 조치가 크게 강화되면서 경제 등 모든 영역 활동도 올스톱된 상황이다. 베네토주는 현재 한창 진행 중인 이탈리아 최대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 향후 일정을 이날부터 잠정 중단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프랑스 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베네치아 카니발은 당초 2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18일 개막한 ‘밀라노 패션 위크 2020’ 역시 바이러스 영향으로 파행 진행됐다. 이날 예정된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의 패션쇼도 보건상 이유로 관객 없는 텅 빈 무대에서 열렸다. 이밖에 밀라노 라 스칼라도 오페라 공연도 잠정 중단됐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세 경기 등 모든 스포츠 경기 역시 취소됐다.

바이러스 확산 진원지인 롬바르디아·베네토주 내 다수 초중고교 및 대학,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도 폐쇄됐다.

예상치 못한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에 국경을 접한 인근 국가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일단 이탈리아를 오가는 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고 스위스도 이탈리아 접경 지역의 검역을 강화했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들은 비교적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주요 국가별 확진자 수를 보면 독일 16명, 프랑스 12명(사망자 1명 포함), 영국 3명 등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