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하고 모자까지 눌러쓴 한 시민이 한적한 거리를 걷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에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한 건 확진 환자 수의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일일 확진자 증가세는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발원지인 후베이성을 제외할 경우 감소세가 뚜렷하다. 물론 후베이성의 상황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전날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11명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31개 성(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염에서 비껴간 지역이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CDC)는 22일 “31개 성 가운데 절반이 넘는 20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는데, 이후로도 후베이 이외 지역의 상황은 개선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후베이성을 제외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앞서 17일 79명으로 집계돼 100명 밑으로 떨어진 이래 18일 56명, 19일 45명으로 계속 감소했다. 교도소 수감자들의 감염이 무더기로 확인된 20일 258명으로 급증했지만, 21일과 22일에 각각 31명, 18명으로 줄더니 급기야 한 자릿수 직전에까지 이르렀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으로 수도 베이징에선 22일과 23일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중국 보건당국은 확진자 신규 발생이 ‘0’으로 유지되는 지역을 ‘10일 이상’, ‘5일 이상’ 등 기간별로 나눠 현황을 중계하면서 방역 성공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후베이성을 포함한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7일 1,886명으로 1,000명대에 진입한 뒤 19일(820명)으로 1,000명 아래로 내려선 데 이어 23일엔 409명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방역 최일선 후베이성의 상황은 여전히 힘겹다.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중 후베이성(398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7%에 달했다. 또 중국 전역 사망자가 150명 늘었는데 이 중 후베이성에서만 149명이 숨졌다. 후베이성 내부 상황이 뚜렷하게 호전되지 않는 한 중국이 방역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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