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5일 임시 폐쇄된 인천 영종도 대한항공 승무원브리핑실(IOC)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무서워서 비행기도 못 타겠어요.”

국내 대기업 해외 지사에서 근무 중인 A씨는 3월로 예정돼 있던 국내 귀임 일정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 비단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25일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행기 내, 공항 등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위험 지역’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A씨의 우려처럼 비행기 내에서 감염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객실 승무원의 근무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등에 따르면 25일 항공업계 종사자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승무원은 지난 15~16일 텔아비브~인천 노선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행편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회 신자들이 타고 있었다. 현재 보건당국과 대한항공은 승무원의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지만, 이 비행기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 승무원은 텔아비브 노선 근무 이후 19~20일 인천~LA 노선에 탑승했는데, LA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 때부터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승무원은 이 비행 후 자가격리 하면서 22일 보건소에 보고했고, 25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승무원이 확정 판정을 받기까지의 과정에서 2차 감염 우려를 낳은 대목은 텔아비브 비행 이후 사흘 만에 바로 다음 비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인 승무원의 비행 스케줄이긴 하나,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간이 최대 2주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근무 스케줄로는 감염 및 전파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5일 “의심 승무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선제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만약에 또 다른 승무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승무원이 비행을 위해 움직이는 동선인 교통수단(공항리무진버스 등), 승무원 브리핑실, 공항, 기내, 현지숙소 등에서 접촉하는 인원은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비행기 객실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현재의 승무원 근무 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운휴 노선이 많아 승무원들에게 무급 휴가 및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남는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근무 간격을 최소 2주 이상 확보하는 비상 근무 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