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걸ㆍ임성근ㆍ심상철ㆍ방창현 등
조정ㆍ소액ㆍ신청사건 등 재판 업무
수사 의뢰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판복귀 결정하자 책임론 부상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업무 배제됐던 법관들의 일선 복귀를 앞두고 김명수 대법원장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우선 스스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법관들에게 ‘조정총괄부’나 ‘시ㆍ군법원 원로법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재판을 맡기는 게 과연 옳으냐는 논란이다. 이와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대법원장이 법관들의 재판복귀를 결정하면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비판도 비등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민걸(59ㆍ사법연수원17기) 부장판사와 임성근(56ㆍ17기) 부장판사는 내달 1일자로 각 대구고법ㆍ지법과 부산고법ㆍ지법에서 조정총괄부장을 맡게 된다. 조정총괄부는 분쟁이 심한 조정 회부 사건을 외부 조정센터가 아닌 사법부가 직접 처리하도록 2016년 신설된 부서다. 연륜 있는 법관들이 고품질의 분쟁해결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법원장급 법관들이 주로 보직을 맡아왔다. 조정 회부 사건을 배당하고 관리하는 게 총괄부장의 주 업무지만, 직접 사건 당사자를 직접 만나 조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심상철(63ㆍ12기) 부장판사는 이전까지 원로법관으로 근무했던 수원지법 성남지원의 광주시법원에서 유일한 상근 판사로 업무를 이어간다. 3,000만원 이하의 소액 민사사건, 합의 이혼 확인 사건, 2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 사건 등이 대상 사건이다. 지방법원의 소액사건처럼 대면 재판도 진행한다. 통상 상주 판사가 1명뿐인 시ㆍ군법원은 원로법관제도가 도입된 2017년 2월부터 여러 차례 법원장을 역임한 고위 법관들이 많이 맡는 자리다.

이밖에 방창현(47ㆍ28기) 부장판사는 대전지법 사무분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신청단독을 맡게 됐다. 가압류, 가처분, 강제집행 등 비대면 재판업무가 대부분이지만, 상황에 따라 당사자를 직접 대면해 심문을 진행한다. 서울동부지법과 서울북부지법으로 발령이 난 성창호(48ㆍ25기) 부장판사와 조의연(54ㆍ24기) 부장판사의 업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무분담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금명간 담당 업무가 정해질 예정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 조정이나 소액사건, 신청사건을 맡게 되지만, 재판 개입 등 위헌적 행위가 문제돼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재판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사실상 수사의뢰하고, 연루 법관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김 대법원장이 이들의 재판업무 복귀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비판적이었던 법관이나, 김 대법원장의 과잉대응을 문제 삼았던 쪽 모두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 현직 판사는 “조정총괄부 등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중요 직책인데 언제까지 저 자리에 둘지 의문”이라며 “사법불신만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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