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왜 종교 시설만 문제 삼나” 불만
17일 경기도가 도내 일부 개신교회에 예배 참석자 명단 작성을 명령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지역 교계가 교회들을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가급적 당분간 온라인 예배로 바꿀 것을 권고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민의 생명안전과 교회ㆍ성도들의 생명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예방수칙을 준수해 소수의 집회(예배)라 할지라도 모범을 보여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집단 감염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당분간 온라인과 영상, 가정 예배와 방송 예배로의 전환을 권면한다”고 했다. “작은 교회도 이번 기회에 유튜브 방송을 개설하는 것을 권장하며 교회 홈페이지를 통한 방송 예배나, 각종 기독교방송을 통한 방송 예배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도 했다.
경기총은 “종교와 예배의 자유를 지키되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배의 방식을 전환하거나 소수 예배일지라도 우리의 생명안전을 위해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켜 지역사회에 모범이 되는 교회로 다시 세워지길 기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경기도의 행정명령에 대한 반응이다. 이날 경기도는 지난 주말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도내 교회 137곳을 대상으로 17~29일 ‘주일 예배 밀접 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주요 내용은 △교회 입장 전 발열, 기침, 인후염 등 증상 유무 체크 △교회 입장 시 마스크 착용 △교회 내 손 소독제 비치 활용 △예배 시 신도 간 이격 거리 유지 △예배 전ㆍ후 교회 소독 실시 등 기존 감염 예방수칙 5가지에 △집회 예배 시 식사 제공 금지 △집회 예배 참석자 명단 작성 등 2가지가 추가됐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도는 집회 전면 금지와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 교회가 행정명령을 어기고 종교 집회를 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비와 감염자 치료비 등 제반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교계 일각에는 불만도 없지 않다. 지역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식당과 극장, 클럽 등은 놔두면서 왜 유독 종교 시설만 문제 삼느냐”거나 “정치인들이 반기독교 정서를 이용해 인기를 얻으려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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