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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슬퍼요” 일기 쓴 초등학생, 10년 후 어엿한 해군사관생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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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슬퍼요” 일기 쓴 초등학생, 10년 후 어엿한 해군사관생도로

입력
2020.03.25 17:21
수정
2020.03.25 19: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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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 78기 권현우 생도… 모친이 해군 페이스북에 그림일기장 게시

권현우 해군사관학교 생도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10년 천안함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쓴 그림일기. 해군 제공
권현우 해군사관학교 생도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10년 천안함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쓴 그림일기. 해군 제공

“너무너무 슬프다. 너무너무 슬프다. 천안함이 인양했(됐)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그들의 부모님들은 많이 울었다. 나도 우리나라에 큰 슬픈 소식이 있어서 슬프다.”

지난달 해사 78기로 입학한 권현우(20) 생도의 2010년 4월 14일자 일기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권 생도는 천안함 인양 보도를 보고 그림 일기를 썼다. 동강난 채 수면 위로 들어올려지는 천안함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림 속 천안함엔 ‘772’라는 선체 번호가 선명하다.

권 생도의 사연은 어머니인 윤은주(51)씨가 천안함 피격 10주기(3월 26일)를 맞아 해군이 페이스북에서 진행 중인 ‘천안함 챌린지’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알려졌다. 윤씨는 이벤트 응모 글에 “10년 전 금요일밤 속보. 안타깝고 두려웠다. 아래의 일기를 쓴 아들이 해사 생도가 됐다”고 쓰면서 권 생도의 그림 일기를 첨부했다.

지난달 14일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권현우 생도가 천안함 피격 10주기 챌린지 이벤트에 참가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해군 제공
지난달 14일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권현우 생도가 천안함 피격 10주기 챌린지 이벤트에 참가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해군 제공

윤씨는 25일 “10년 전 천안함 소식을 접하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떨었을 청년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당시 아들에게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했다. 이어 “평소에도 아이 일기장을 넘겨보며 천안함과 46용사들을 생각하곤 했다”고 했다.

권 생도는 어머니 영향을 받아 재수 끝에 해사에 들어갔다. 권 생도는 “부모님께서 천안함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천안함이 제가 해사에 지원한 가장 큰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우리의 바다를 굳건히 지키는 자랑스러운 해군 장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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