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 놓고 “文정부 문제점 집중 부각” 분석 
 여당은 “또 김종인이냐” 덤덤… 이슈 선점 능력에 긴장도 
황교안(왼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26일 오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자택에서 김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미래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미래통합당 제공

미래통합당이 4ㆍ15 총선 공천을 마무리했다. 253곳의 지역구 중 호남 일부를 제외한 공천을 끝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영입과 함께 통합당 공천은 초반 순항했다. 공천은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일부 지역 공천을 놓고 황교안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갈등이 증폭됐고 결국 김 전 위원장이 사퇴했다. 이후 이석연 부위원장 체제로 공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지만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 직전까지 공천 결과가 바뀌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황 대표는 계파와 외압, 당 대표의 사천이 없는 ‘3무’ 공천이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은 영입을 두고 말이 많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공천 잡음 과정에서의 뒷얘기와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본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통합당이 21대 총선 후보등록일(26일) 직전인 25일 새벽에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구 4곳의 공천을 무효화 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소통관에 소통령(소통관)= 최고위는 25일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의왕ㆍ과천, 경기 화성을 등 4곳에 대해 후보자 경쟁력과 경선 방식 문제 등을 이유로 공천 무효를 결정했습니다. 대놓고 공천 갈등이 드러났던 곳이 아니었기에 의외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특히 황교안 대표 주변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공천 결과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고, 황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결정했다고 합니다.

꺼진불도다시보자(꺼진불도)= 21대 총선 후보자 등록이 26일 시작하기 때문에 지도부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 공천을 손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25일이었습니다. 원래는 좀 더 여유를 두려고 황교안 대표가 24일 저녁에 최고위를 소집했는데 참석률이 저조해 무산됐죠. 결국 황 대표와 지도부가 공천 막판 자신들의 의중이 실린 공천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죠.

돌아봐= 공천관리위원인 김세연 의원 지역구인 부산 금정도 공천이 무효된 4곳에 포함됐는데 이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고 하던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소통관= 부산 사하을을 지역구로 둔 조경태 최고위원이 금정 공천을 문제 삼으며 고성을 질렀습니다. 회의장 밖에까지 다 들릴 정도였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김세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죠. 우여곡절 끝에 금정 공천을 받은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김 의원과 앙금이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꺼진불도=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해체와 지도부 용퇴까지 거론했습니다. 당연히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의 관계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죠. 지도부 내에서는 공관위원인 김 의원이 자기와 사이가 안 좋은 인사를 컷오프 하고 가까운 사람들끼리 경선을 붙이게 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돌아봐= 인천 연수을 공천과 관련해 민경욱 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확정했습니다. 민 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

영등포 청정수(청정수)= 당초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 2주가 지난 12일 재의를 요구했고, 공관위가 경선을 결정하면서 기사회생했습니다. 이후 민 의원이 경선에 승리하면서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의 의미를 몸소 보여주는가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선거 홍보물 허위 사실 기재가 논란이 됐습니다. 선관위가 이를 문제 삼자 25일 공관위는 최고위에 민 의원 공천 무효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위는 결국 민 의원 공천을 유지했습니다.

소통관=당 안팎에선 민 의원 공천 소동을 두고 황 대표 의중 때문에 생긴 상황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민 의원은 황 대표와 가까운 친황교안계 인사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민 의원을 살리기 위해 당헌ㆍ당규를 무리하게 적용했다는 비판이 당 내부에서도 나왔죠.

(저작권 한국일보)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 공천관리위원회 갈등 일지. 박구원기자

돌아봐= 황교안 대표는 계파ㆍ외압ㆍ당 대표 사천이 없는 공천이라고 자평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들이 나오나요.

청정수= 김형오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공관위의 독립성을 유독 강조했던 황 대표였기에, ‘막판 뒤집기’ 공천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물론 당 주류를 중심으로는 "황 대표가 사천을 했다고 볼만한 지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하지만 최고위가 당헌ㆍ당규를 유리하게 해석해 공천을 뒤집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고위가 공천을 무효화했던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구 후보들도 그 근거가 된 '불법선거운동이나 금품수수 등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인지 이견이 많았습니다.

여의도 뚜벅이(뚜벅이)= 초반 공천 흐름만 잘 지켜나갔어도 통합당의 공천은 황 대표 발언 취지대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지난 몇 번의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당 대표의 의중이 실리지 않은 공천이라는 것은 힘들다는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난 셈이죠.

돌아봐= 황교안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띄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통관= 김 전 대표가 오면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인사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대통령과 현 정부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비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김 전 대표가 선거 전략을 잘 짜는 원로고, 2012년과 2016년 총선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기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정수=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서울 종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점도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이유로 꼽힙니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모든 걸 걸어도 모자란 상황에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이끄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당내 지적이 많았죠. 선대위를 이끌며 선거 전략을 총괄할 중량급 정치인을 찾기 힘든 당내 상황도 김종인 전 대표에게 삼고초려를 한 이유로 보입니다.

돌아봐= 김종인 전 대표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반응은 어떤가요

뚜벅이= 민주당에서는 김 전 대표에 대한 감정이 교차해요. 20대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1당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에 미워할 수만은 없죠. 당시 공천 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20대 총선 민주당에 새로 수혈돼 배지를 단 의원들에게는 은인이기도 하죠. 통합당 선거 지휘자로 가는 사실에 대해 큰 비난이나 비판이 민주당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정확하게는 20대 총선 때만큼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이 필요로 하는 인물도, 파급력이 있는 인물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박근혜 정권을 만들고 문재인 정권의 토대를 만든 정치 컨설턴트가 다시 보수 진영으로 가는구나” 정도의 반응입니다.

여의도 딸바봉= 민주당 내에서는 ‘또 김종인이냐’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반짝 효과에 그쳤죠. 물론 ‘경제 민주화’ 등 굵직한 어젠다를 제시했던 김 전 대표의 ‘이슈 선점’ 능력에 대해서는 긴장하는 분위기도 있기는 합니다. 다만 꼬장꼬장한 김 전 대표에게 황교안 대표가 휘둘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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