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신속ㆍ대규모’ 초기 통제 성공
일본 ‘선택과 집중’ 자원 효율적 배분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 자제를 당부했지만 29일 일본 도쿄 소재 사찰 센소지 인근에서 사람들이 눈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이 주목 받고 있다. 한국은 신속하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초기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일본은 진단 대상을 철저히 제한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검사를 둔 두 국가의 전혀 다른 접근은 현재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미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은 대량 검사, 일본은 표적 검사로 서로 아주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를 다루고 있으며, 이는 미국을 포함해 여러 지역에 아주 심오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한국에 비해 검사 건수와 확진자 수가 적은 일본을 두고 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인이 아닌 사람은 고열이 4일 동안 지속되지 않는 한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의사의 별도 진단 없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지침이다.

이 같은 방식이 확진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집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본의 방식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의료 시스템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도움이 필요한 환자에 집중해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정부 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히토시 오시타니 도호쿠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종종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 여부를 모두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가장 심각한 상태인 사람들에게 의료진이 집중하고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집에 머무는 것이 붐비는 의료 현장에 오는 것보다 오히려 덜 위험하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사회에 제대로 전파하지 못해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마사히로 가미 의료 거버넌스연구소 이사는 “감염의 정도 정보 전달이 잘 되지 않아 사람들이 잘못된 안전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달 초 도쿄 주민들은 벚꽃을 보기 위해 공원과 술집, 식당 등으로 몰려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정부가 민간의 검사를 신속하게 허가하고 병원 밖이나 심지어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형)’ 방식 도입, 경증 환자를 위한 별도 생활치료센터 마련 등의 정책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황승식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는 “적절한 진단은 환자들에게 위험을 전달하고 예방 조치를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추적해 치료하는 방식은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환자들을 어둠 속에 방치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의학적으로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백악관 코로나 대책본부는 미국 검사 능력이 꾸준히 증가해 27일까지 68만5,000건의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 당국은 현재 증상이 스스로 관리 가능한 정도라면 집에 머무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달 초 “어떤 미국인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증상이 없으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검사가 필요한 자들에 우선 검사 인프라가 집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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