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n번방 가해자 강력 처벌 위해 수사 협조해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근절 태스크포스(TF)에 국방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의 소극적 대응이 군인 신분인 n번방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는 TF를 주도하는 법무부로부터 아무런 요청을 받지 못했을 뿐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성명을 내고 “현 정부가 n번방 사태에 대한 강력한 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디지털성범죄 범정부 TF에 국방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4일 n번방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근본적ㆍ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범정부 차원의 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TF 참여 부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 주장이 제기된 직후 국방부 관계자는 “범정부 TF 참여에 대한 요청 자체가 없었던 것이지 TF 활동을 거부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n번방 수사에 관해서도 (수사 당국의) 요청을 받지 못했다”며 “TF든 디지털 성범죄 수사든 요청이 들어오면 기꺼이 협조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박사방’ 공범 강모씨 등 사회복무요원 중 n번방 관련자가 나온 만큼 국방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센터는 “보도에 따르면 n번방 가해자들 중에는 군인도 있으며 사회복무요원이 적극 가담했다고 한다”며 “실질적이고 강력한 가해자 처벌을 위해선 (군사법권을 관할하는) 국방부의 수사와 협조가 필요함에도 범정부 TF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군인은 군사경찰(헌병) 수사와 군검찰의 기소, 군사법원의 재판 등 모든 사법 절차가 군사법권 내에서 진행된다. 특히 증거 인멸이 손쉬운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신속한 증거 확보를 위해선 군사법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센터는 “실제 군대 내 리벤지 포르노 유포와 불법 촬영 등 사이버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가 지원한 사례들이 있다”며 “디지털성범죄 범정부 TF에 국방부가 참여하여 현안을 공유하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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