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와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밀정'(2016). 두 사람은 '비상선언'으로 4년 만에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배우 송강호와 이병헌이 주연하는 영화 ‘비상선언’의 크랭크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다. 극장 관객 급감 등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영화산업이 대형 신작들의 제작이 잇달아 차질을 빚으면서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30일 ‘비상선언’의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촬영 일정에 어려움이 생겨 3월 크랭크인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비상선언’의 촬영은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선언’은 송강호와 이병헌이 출연하는데다 ‘관상’(2013)과 ‘더 킹’(2017)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라 영화계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항공 재난을 다룬 영화로 제작비는 200억원대다. 송강호와 이병헌은 ‘밀정’(2016) 이후 4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비상선언’은 해외 촬영 일정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촬영 중이거나 촬영이 예정된 한국 영화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제작이 중단된 상태다. 김성훈(‘끝까지 간다’와 ‘터널’ 등) 감독의 신작 ‘피랍’은 모로코에서 사전제작 일정을 소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귀국했다. 1986년 베이루트 외교관 납치 사건을 다룬 ‘피랍’은 하정우와 주지훈이 주연하는 블록버스터다. 송중기와 이희준이 출연하는 ‘보고타’(감독 김성제)의 스태프와 배우들은 콜롬비아 촬영을 중단하고 지난주 국내로 돌아왔다. 현빈과 황정민 주연의 ‘교섭’(감독 임순례)은 요르단에서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촬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촬영부터 먼저 하기로 했다. 해외 로케 추진 영화들은 대부분 대작으로 여름이나 명절 등 대목에 시장을 견인할 작품들이다. 이들 영화들이 제작 차질을 빚으면서 영화산업에 장기적으로 타격을 줄 전망이다.

국내 촬영 영화들은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장소 섭외 등으로 촬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투자배급사의 관계자는 “이미 촬영키로 한 장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촬영이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떤 영화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