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한국기업 90% “피해 심각”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각국 정부의 이동제한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 대부분이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기업들은 생산량을 불이거나 기존 주문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현지 수요 감소로 매출 하락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물류 및 운송 애로를 해소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게 현지의 목소리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무협 브뤼셀지부가 유럽한국기업연합회 소속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25~27일 ‘유럽 한국기업 코로나19 피해 현황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기업이 41개(51%), ‘다소 심각하다’는 기업은 31개(39%)로 나타났다. 유럽 진출 기업의 90%가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피해 유형(중복 선택)은 ‘현지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이 69%로 가장 높았다. ‘딜러샵, 영업점 등 판매 채널의 영업 중단’도 58%나 차지했다. 이어 ‘물류ㆍ운송 애로’(43%), ‘전시회 및 바이어 미팅 취소’(39%) 순이었다.
현지 기업들은 유럽 내 코로나19 진정 시기를 ‘6월’(43%)이나 ‘5월’(28%)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진정 시기별 예상 매출액 감소율은 4월 10~20%, 5월 20~30%, 6월 30~40% 순으로 조사됐다.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기업들은 매출이 최대 40%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피해 대응 방안으로 기업들은 ‘생산량 및 기존 주문 조정ㆍ취소’(53%), ‘근무인력 축소’(41%), ‘물류ㆍ운송 대체 방안 강구’(25%), ‘현지 정부 자금지원 요청’(24%)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에게 가장 시급히 바라는 지원은 ‘물류ㆍ운송 애로해소’(24%)와 ‘통고나 애로해소’(3%) 등을 꼽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한국과 유럽 국가 간 출입국 제한으로 인한 기술인력 출장 애로해소’ 요청도 다수 접수됐다.
박연우 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회와 상담회뿐 아니라 외출도 금지하고 있어 기업들의 영업에 타격이 크다”며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와 재택근무 장기화 등에 대비해 화상상담, 온라인 홍보관 등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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