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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낸 창의력 대장…사회적 거리두기 아이디어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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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낸 창의력 대장…사회적 거리두기 아이디어 총집합

입력
2020.04.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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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시콜콜How] ‘드라이브 스루’로 고해성사에 결혼ㆍ장례식까지 

 ‘접촉 막아라’ 도르래ㆍ드론 활용…‘승강기 벽 보고 서기’ 팁도 

대구 영남대 병원의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대구 영남대 병원의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곳곳에 숨어있던 창의력 대장들이 깨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화두가 되면서인데요. 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서로 접촉을 방지하면서도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각국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국면에서 한국에서 먼저 도입, 전세계에 알려지며 이목을 끈 것이 있죠. 바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입니다.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이어 노량진 수산시장도 자동차를 탄 채로 지나가며 회를 살 수 있도록 해 매출과 안전을 동시에 잡는 등 점차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는데요. 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말레이시아에서는 결혼식이, 일본에서는 장례식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스콧 홀머 신부의 ‘드라이브 스루 고해성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국 메릴랜드주 스콧 홀머 신부의 ‘드라이브 스루 고해성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특히 미국 메릴랜드주의 스콧 홀머 신부는 성당 야외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고해성사’를 벌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고해성사를 하는 신도를 보지 않기 위해 안대를 쓰고 의자에 앉아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제가 됐죠. 그는 현지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워싱턴주 교회는 ‘드라이브 인 예배’를 도입하는 등 이 아이디어는 확장ㆍ응용됐습니다.

도르래와 십자가 표시를 이용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태국의 한 식당. 방콕=AFP 연합뉴스
도르래와 십자가 표시를 이용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태국의 한 식당. 방콕=AFP 연합뉴스

아무래도 코로나19가 비말로 전염되는 방식이라 가장 우려되는 장소가 바로 식당일텐데요.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는 도르래 방식으로 점원들이 줄을 잡아당기면 음식을 담은 상자가 손님 쪽으로 가도록 기구를 설치했습니다. 줄 서는 곳에도 바닥에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티커를 붙였고, 식탁에도 손님이 앉는 자리 양 옆과 맞은 편에는 사람이 앉을 수 없도록 빨간색 십자가 표시를 해 거리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의 한 기업(왼쪽)과 한국의 광주소방서 구내식당에 설치된 식탁 칸막이. SNS 캡처ㆍ광주소방서
싱가포르의 한 기업(왼쪽)과 한국의 광주소방서 구내식당에 설치된 식탁 칸막이. SNS 캡처ㆍ광주소방서

싱가포르에 있는 한 기업의 구내식당에서는 4인용 식탁 위에 십자모양의 칸막이를 설치해 직원 사이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에서는 광주소방서에서 이처럼 구내식당에 칸막이를 설치해 주목을 받았죠. 각종 공공기관 식당에서는 이외에도 일회용 위생장갑을 끼고 배식하도록 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의 버스(왼쪽)와 싱가포르의 택시. SNS 캡처
캐나다 밴쿠버의 버스(왼쪽)와 싱가포르의 택시. SNS 캡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대중교통도 위험하죠.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바로 옆 좌석에 승객들이 붙어 앉을 수 없도록 한 칸씩 띄어 사회적 거리두기 경고판을 붙여두기도 했는데요. 싱가포르의 택시에서 운전사와 손님 사이 비닐로 칸막이를 설치한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은 등록 차량들에게 뒷좌석 사이에 이 같은 비닐 칸막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해요.

인도의 한 장터 풍경. SNS 캡처
인도의 한 장터 풍경. SNS 캡처

인도의 장터와 약국 등에서는 바닥에 띄엄띄엄 흰색으로 원이나 선을 그어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커다란 관을 통해 상점 주인이 위에서 아래로 손님에게 물건을 내려 보내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인도는 경찰들이 시민을 ‘매’로 다스리기로 유명 하다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으면 즉석에서 때리거나 뜀뛰기 등 얼차려를 시키고, 심지어 ‘나는 사회의 악이다’라는 팻말을 들고 거리에 서있게 하기도 한다는데요. 일부 경찰들의 무자비한 폭행도 일어나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과도한 공권력 집행’이라 비판이 나오기도 했죠.

각종 기업의 로고를 이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캠페인. 해당 기업 홈페이지
각종 기업의 로고를 이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캠페인. 해당 기업 홈페이지

문화를 만드는 한 축인 기업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주어 토블잔은 앞서 올림픽 오륜기에 더해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 로고에 사회적 거리두기 메시지를 담아 패러디한 이미지를 내놨는데요. 이후 코카콜라, 맥도날드, 아우디, 폭스바겐, 나이키 등이 이 같은 아이디어를 차용, 자사 브랜드 로고로 광고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기업들은 로고의 원과 원, 선과 선 또는 글자와 글자 사이 간격을 넓게 띄운 이미지를 담은 광고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죠. 한국에서도 카카오가 포털 사이트 다음 로고를 이용해 응용했는데요. 카카오톡 메신저 첫 화면을 마스크 쓴 라이언 캐릭터로 바꾸기도 했어요. 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도 동참했는데요. 로고 위에 ‘다음에’라는 글자를 띄우고 ‘야’와 ‘놀자’ 사이의 거리를 벌려 “야 다음에 놀자”라는 메시지를 만들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죠.

싱가포르 메이뱅크의 승강기에 부착된 안내문. SNS 캡처
싱가포르 메이뱅크의 승강기에 부착된 안내문. SNS 캡처

한편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승강기도 어느새 코로나19로 공포의 대상이 돼가고 있는데요. 싱가포르 메이뱅크의 승강기에서는 바닥에 승객들이 각기 서있어야 할 곳을 사각형으로 표시해두고, 벽을 보고 서도록 시야까지 지정한 안내문이 등장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손가락이 아닌 일회용 이쑤시개, 면봉 등을 이용해 승강기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심지어 온라인상에서는 옷핀에 라이터를 연결해 버튼을 누른 후 바로 불에 달궈 소독하면 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레바논에서 어머니의 날을 맞아 드론으로 발코니에서 꽃을 전달받는 여성. 베이투르=AFP 연합뉴스
레바논에서 어머니의 날을 맞아 드론으로 발코니에서 꽃을 전달받는 여성. 베이투르=AFP 연합뉴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통을 잊지 않고자 하는 노력도 돋보이는데요. 레바논에서는 학생들이 드론을 이용, 어머니의 날 기념일에 발코니로 장미꽃을 배달하는 ‘플라잉 로즈’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죠. 뮤지션들은 집안에서 온라인을 통해 방구석 콘서트를 생중계하는 ‘#투게더 앳 홈(Together at Home)’ 캠페인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이어가고 있고요.

이처럼 코로나19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에 모두가 머리를 모으고 서로를 배려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우리는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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