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하나 일선 학교들 준비 부족
취약 계층 ‘디지털 격차’ 해소 시급
‘12월 수능’에 고3 세심한 배려 필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초·중·고교 개학 방안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순차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고3과 중3이 가장 먼저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나머지 학년은 4월 16일과 20일로 나눠 시행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향후 상황에 따라 온라인과 등교수업 병행을 검토하겠다”며 “조심스럽지만 4월 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학 수능시험도 당초보다 2주 늦춘 12월 3일로 연기됐다.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학생 안전을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교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교육 당국은 수업과 입시 등 학사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지난주 진행된 여론 수렴 과정에서 당초 4월 6일로 예정된 초ㆍ중ㆍ고 ‘등교 개학’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방역 전문가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절대 다수가 개학을 더 미뤄야 한다고 답했다. 해외에서 확진자 유입이 지속되고 집단 감염도 잇따르는 상황에서 개학은 시기상조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우리 사회가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일선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의 우려는 크다. 온라인 개학의 관건은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적ㆍ물적 인프라 구축인데 교육 현장의 수준은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대다수 교사들이 경험이 없고 정보통신 활용 능력도 천차만별이다. 원격수업 장비도 지역별ㆍ학교별로 격차가 크다. 교육 당국이 스마트 기기 및 인터넷 지원 계획과 취약 지역 학생들의 학교 시설 활용 방안 등 나름대로 계획을 내놨지만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개학은 학습 공백을 메우고 미래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는 학습 방법이기도 하다. 시행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치밀하게 준비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장애 학생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고3 개학이 6주 가까이 미뤄지면서 수능 시험 등 대입 일정이 전반적으로 순연된 것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추가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이 대입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학사 일정 차질로 재수생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서 입시 경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덜어 줄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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