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트렌스젠더 미군, 변 하사에 응원
“한국, 편견 탓 훌륭한 군인 잃어”
매티어스 아르메스토(23) 미 공군 하사가 하사(Staff Sergeant) 진급장을 들고 서 있다. 본인 제공/2020-03-31(한국일보)

“강제 전역 당한 변희수 하사가 트랜스젠더 군인으로서 부대에 복귀하기를 응원합니다.”

미 공군의 매티어스 아르메스토(23) 하사가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트랜스젠더 논란에 휩싸여 전역한 변희수(23)씨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메스토 하사는 2009년 트랜스젠더 차별에 반대하자는 취지로 미국에서 시작한 기념일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한국일보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국 트랜스젠더 군인의 일상을 전했다.

아르메스토 하사는 변씨와 유사한 상황의 성 소수자로, 군 내에서 성 정체성을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변씨와 달리 성전환 수술은 받지 않았다. 2016년 미 공군에 입대해 유타 힐 공군기지 388 항공정비대대에서 항공물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아르메스토 하사는 2018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받기 시작했다.

아르메스토 하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군인에 관한 한 한국과 미국은 천양지차다. 미국의 경우 2015년 7월부터 국방부가 트랜스젠더 군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앞장서고 있다. 덕분에 아르메스토 하사는 부대에서 남성 군인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상관에게 ‘예외 요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법적 성별과 관계 없이 남성 군인으로 복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메스토 하사는 “붐비는 목욕탕을 피하는 것 빼고는 군복ㆍ숙소ㆍ훈련 등 모든 면에서 남성으로 생활한다”고 말했다.

미 윌리엄스 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트랜스젠더 미군은 약 1만5,000명. 아르메스토 하사는 “성전환수술을 할 수 있는 군의관이 여러 명 있다”며 트랜스젠더를 공식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와 환경 자체가 다른 미군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르메스토 하사에 따르면 상관에게 성전환수술을 신청한 뒤 유방절제 등의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승인 절차가 복잡해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도 트랜스젠더 군 복무를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3월 트랜스젠더 군인을 법적으로 금지한 뒤로 퇴역 장군 56명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미국 사회에 반발이 거세다.

아르메스토 하사는 “변 하사의 결정은 강하고 용감했다”며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군은 편견 때문에 훌륭한 군인을 잃었다”면서 “한국 국방부의 전역 결정은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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