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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키트 업체에 해외 해킹 시도… 정부 “기술 유출 방지” TF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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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키트 업체에 해외 해킹 시도… 정부 “기술 유출 방지” TF 구성

입력
2020.04.01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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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벽 작동으로 피해 없어… 거래업체 위장 사기사건도

“방역물자 국제 정보전 선제대응” TF에 기업들도 참여

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마포구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마포구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활약이 세계적 주목을 끄는 가운데, 핵심 기술을 탈취하기 위한 해킹 시도를 정부가 포착한 것으로 지난달 31일 확인됐다. 코로나19 방역 물자를 둘러싼 ‘국제 정보전’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주요 민간업체들이 참여하는 민ㆍ관 협의체를 꾸려 기술 유출에 대비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A사에 대한 해킹 시도가 최근 해외에서 있었다”며 “A사 제품 성능이 우수하다 보니 기술력이 부족한 누군가가 개발 정보를 빼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사는 코로나 염기서열 정보 및 검사법을 토대로 진단키트 조기 개발에 성공, 수십 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는 업체다. 업계에서는 A사 외 다른 업체에도 해킹 시도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해킹을 차단하는 방화벽이 작동한 덕에 A사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정부는 해킹 시도를 인지하고 A사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으나, 해킹을 시도한 주체에 대해선 해당 업체와 정부 모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 해킹 시도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범정부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진단키트가 ‘전략 물자’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해외 경쟁 업체 혹은 진단키트 기술을 두고 경쟁하는 일부 국가가 해킹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 및 관련 물품이 17일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외교부 제공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 및 관련 물품이 17일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외교부 제공

코로나19 관련 물자를 생산하는 기업들을 노린 사기 사건도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업체로 위장한 해커는 국내 B업체에 송금을 유도하는 이메일을 보내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 이에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는 분자진단, 백신치료제 개발 등 생명공학분야 업체들에게 ‘이메일 무역사기 주의 권고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정부는 국가정보원ㆍ산업통상자원부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관련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주요 민간업체들도 TF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 “진단키트와 치료제 등 코로나19 관련 기술의 해외 유출 및 무역 사기 등을 막기 위해 관련 정부 부처, 기업 등과 공동으로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도 최근 코로나19 관련 생명공학 분야 업체들에 ‘정부가 △보안관제 서비스 △내부 정보 유출 방지 서비스 △악성코드 탐지 서비스 △랜섬웨어 탐지서비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니, 지원을 통해 해킹 사고를 예방하라’고 공지했다.

일련의 해킹 시도는 ‘코로나19 관련 기술을 놓고 세계적으로 치열한 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직접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하는 등 진단키트 수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들은 TF를 구성해 진단키트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도 “빠른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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