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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상황실 개설에 ‘과잉대응’ 원칙으로 코로나에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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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상황실 개설에 ‘과잉대응’ 원칙으로 코로나에 대처”

입력
2020.03.3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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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과잉하다 싶을 정도의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과잉하다 싶을 정도의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과잉대응합시다.”

2월18일 지역에서 최초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날, 홍승활(65)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즉각 대응에 들어갔다. 19일에 상황실을 만들어 10여명의 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아 24시간 대구시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방역과 소독, 직원 관리를 하도록 조치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처를 위해 상황실에서 결정한 사항은 사장 결제 없이 곧바로 실행에 옮기도록 했다. 홍 사장은 “코로나19가 시작할 즈음만 하더라도 하루 4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면서 “나중에 봤을 때 ‘그것 참 과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조치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콜센터 집단 감염을 예견한 상황판단 능력

상황실에서 내린 첫 조치는 종합관제센터를 격리 부서로 지정한 것이었다. 확진자가 나온 것도 아니었지만, 열차 운행의 종합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174명이 밀집해서 근무하고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바로 운행을 멈춰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직원들과 접촉이 안 되도록 엘리베이터도 따로 타도록 했다. 19일부터 취한 조치였다. 직원들 중에 “너무 유난을 떠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후 확진자가 쏟아지고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나갔다. 우선, 지하철 입구에 소독발판을 놓았다. 곳곳에 손소독기를 배치하는 것은 물론 환경사를 2명에서 4명으로 확충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수시로 닦도록 하고 있다. 플라스틱 승차권도 마찬가지다. 회수된 승차권 전량을 소독기에 넣어 소독하고 있다. 역차 소독도 2개월 1회에서 주1회로 바꾸었다. 특히 신천지 대구집회장에서 가까운 대명역, 공항 이용자를 많이 이용하는 아양교역, 동대구역과 환승역인 반월역과 명덕역 등은 매일 소독을 실시한다. 전동차의 경우 종점에 들어올 때마다 환경사들이 들어가 모든 손잡이와 의자, 폴대를 소독한다.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한 방역 조치

직원보호도 과잉대응 원칙으로 일관했다. 직원들 모두 동선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고, 퇴근 후 회식과 미팅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직원이 감염될 경우 지하철 이용자들의 불안이 증폭될 것을 감안한 조치였다. 공익요원 373명은 아예 재택근무로 돌렸다. 3호선 운행관리원(기관사)는 승객칸과 칸막이를 설치하고 객차 순회를 그만두도록 하고 있다. 감염 위험을 없애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새로운 확진자가 발표될 때마다 동선을 파악해 관련된 역사 전동차를 신속하게 소독한다.

상황실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열차 운행 횟수 조정이었다. 조정안이 예고되자 지하철 이용자 사이에서 “지하철 대수가 줄어들면 한 차에 들어가는 사람도 많아질 것인데, 그러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항의가 나왔다. 심도 깊은 논의 끝에 결국 배차 간격을 늘이는 쪽을 선택했다. 승객 수가 대폭 줄기도 했고, 무엇보다 객차를 소독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8분 정도 객차를 청소할 수 있는데, 10분이 주어지면 완벽한 소독이 가능하다”는 환경사들의 건의를 적극 수용한 결론이기도 했다.

홍 사장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하게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종합관제센터를 비롯해 처음에는 너무 유난스럽다고 하던 직원들도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는 뒤부터는 한 사람처럼 손발을 맞추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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