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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보다 가까운 유재수, 잘되길 바라 2.5억 무이자로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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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보다 가까운 유재수, 잘되길 바라 2.5억 무이자로 빌려줘”

입력
2020.04.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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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수수 혐의’ 유 전 부시장 4차 공판 

 집값 2억5,000만원 빌려준 신용정보업체 윤모 회장 

 “순수한 마음에서 도와준 것”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서울 강남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국내 주요 신용정보업체 회장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뒤 1,000만원은 갚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해당 업체 회장은 유 전 부시장에게 각종 금품을 제공한 이유에 대해 “친척보다 가까운 사이라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손주철)는 1일 뇌물수수,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 직무 관련성이 높은 금융업계 관계자 4명에게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는 유 전 부시장에게 2010년부터 8년여에 걸쳐 2,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된 국내 주요 신용정보업체 회장 윤모(71)씨와 윤씨의 장남이자 대표이사 윤모(44)씨가 함께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재수는 사무관 시절이던 1996년 윤 회장을 처음 만나 25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은 2010년 4월 미국 세계은행 파견을 앞두고 윤 회장에게 강남의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부족한 금액 2억5,00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윤 회장은 해당 금액을 유 전 부시장의 장인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윤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유재수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이자를 달라고 먼저 말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다”며 “유재수가 거기(장인 계좌)로 보내달라고 했다. 공무원인 자기 신분 노출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유 전 부시장은 2011년 10월까지 대여한 금액 중 2억4,000만원만 변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은 “해당 아파트 구매는 내가 추천했는데, 당시에 집값이 오히려 떨어져 미안한 마음에 1,000만원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의 현재 매매가는 2010년 유 전 부시장이 구매할 당시보다 오히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윤 회장은 2015년 추석과 2016년 설, 2018년 추석 아들 윤씨에게 지시해 유 전 부시장이 지정한 직원에게 곶감과 한우 등 명절 선물 세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 회장의 선물 등을 유 전 부시장에게 전달한 아들 윤씨는 법정에 나와 ‘유 전 부시장에게 경제적 도움을 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부친이) 앞으로 회사를 하면서 도움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잘못된 행동을 해서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2016년 11월 유 전 부시장의 두 자녀에게 용돈 명목으로 100만원을 전달하거나 2011년 4월 미국 파견 근무 중 금융ㆍ언론인 접대비용으로 사용하라며 200만원을 유 전 부시장의 장모 계좌로 송금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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