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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 美가 어쩌다가… 하루 확진 3만명ㆍ사망 1300명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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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 美가 어쩌다가… 하루 확진 3만명ㆍ사망 1300명 ‘굴욕’

입력
2020.04.05 21:00
수정
2020.04.06 11:3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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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확진자 31만명 돌파… 컨트롤타워 등 총체적 난맥상

트럼프 “향후 2주 많은 사망자” 코로나 정점도 아직 안 지나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률이 높은 뉴욕의 퀸스 보로 주민들이 4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률이 높은 뉴욕의 퀸스 보로 주민들이 4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수많은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남겨진 고통을 넘어 ‘세계의 리더’라는 미국의 명성에 금이 가면서 국제적 위상도 달라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진단한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현주소다. 이날 하루 만에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3만4,000여명 폭증하면서 누적 수치는 3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도 하루 새 1,300명 이상 늘어 1만명 목전에 다가섰다. 게다가 1월 21일 첫 환자 발생 후 70일이 넘도록 컨트롤 타워 기능조차 정립되지 않는 난맥상까지 드러났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이 바이러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5일 오전 7시 현재 누적 확진자는 31만2,245명으로 전 세계 확진자(120만6,422명)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사망자는 총 8,503명으로 뉴욕주(州) 1곳에서만 중국(3,333명)보다 많은 3,565명이었다. 이와 관련,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을 지낸 그레고리 트레버톤 남가주대 교수는 “많은 미국의 동맹국이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원조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미국이 동맹국에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향후 2주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버라 벅스 TF 조정관은 “식료품점과 약국도 가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의 코로나19 발병 곡선은 일주일 내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분산된 리더십이 코로나19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컨트롤 타워 기능의 혼선과 부재를 지적했다. 실제 백악관은 1월 말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장관 중심의 TF를 꾸렸다가 한달만에 TF 책임자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 교체했다. 이후 TF 브리핑에 주무부처 관리자인 아자르 장관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대신 다른 정부 관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전문가 그룹이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보건분야 문외한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 2일 TF 브리핑에 난데 없이 등장한 것도 논란이다. 그는 “전략적 국가비축량 개념은 연방정부의 비축량이지 주정부의 비축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의료물자 공급난을 호소하며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던 주정부들을 향해 ‘당신들이 해결할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기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전문가들을 제치고 사위에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오던 차였다.

미국 내 고질적인 정치 양극화 상황이 코로나19에 대한 총력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인의 96%가 자택대피명령을 적용받고 있지만 공화당세가 강한 아이오와ㆍ네브라스카 등 5곳은 부분 대피명령조차 외면하고 있다. 농촌지역 주민 중 민주당원은 61%가 코로나19를 위험하다고 여기지만 공화당원은 41%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찰스 프랭클린 마르케트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의 당파적 분열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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