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하위 70%’ 원안보다 각각 4조·16조씩 더 들어 
 3차 추경 거론, 적자국채 불가피…“연말정산으로 환수”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악화돼 실업급여 신청이 급증하는 가운데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수급 신청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재난지원금) 확대 경쟁에 재정을 책임지는 정부 입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정부는 당초 재난지원금 규모를 9조원으로 산정했으나, 현재 정치권의 주장대로라면 최소 1.5배에서 최대 50조원까지 늘어날 상황이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여서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기획재정부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원금 규모 

6일 정치권과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소득 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씩’을 지급하는 9조1,0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도입을 위해 약 7조원 규모의 추경안 편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여야 각당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을 앞다퉈 펼치면서 예상 소요 예산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구상대로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소득 하위 70%가 아닌 전 국민으로 확대할 경우, 총 13조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정부 안보다 약 4조원이 더 든다.

미래통합당, 민생당에서 주장한 ‘1인당 50만원 지급’을 위해서는 약 25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의당은 ‘1인당 100만원’을 제시했는데, 이 경우 정부 안의 5배가 넘는 50조원이 든다.

하지만 정부는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랏빚을 늘리지 않기 위해 밝힌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해 7조원 이상을 조달하겠다”는 방침도 실현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경우에는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긴다. 현재 1차 추경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4.1% 수준인데, 적자국채 1조원을 추가로 조달할 때마다 적자 폭이 0.05%포인트씩 커지게 된다.

2차 추경 예상 규모인 7조원을 적자국채로 충당한다고 가정할 때 GDP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4.5%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적자 폭(3.5%)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더 뛰는 것이다. 당장 국가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한다며 국제 신용평가사의 우려를 살 빌미가 될 수 있다.

추경 후 재정건전성 변화 전망. 한국일보
 ◇3차 추경 땐 적자국채 발행 불가피 

여당에서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3차 추경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경기 반등을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2차 추경은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에 집중하기로 한 만큼 3차 추경도 가시권에 놓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추경에서 예산 구조조정 카드를 다 써버린 뒤라, 3차 추경이 이뤄지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재정 구조조정을 통해 5조~7조원 가량의 재원은 짜낼 수 있겠지만 규모가 더 커질 경우에는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 한 상황”이라며 “각 부처가 피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를 근거로 3차 추경을 하고, 적자국채를 발행하더라도 향후 어떻게 적자 폭을 메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지원 대상을 넓히더라도 1인당 지원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체 재원 규모는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소득층 지원은 세금으로 환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총액을 유지하면서 1인당 20만~25만원씩 주는 방식으로 지원금을 줄이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며 “고소득층에게 간 지원금은 연말정산 때 자연스럽게 환수하고, 면세점 이하 저소득층에게는 지원금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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