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도 실형을 면치 못했다. 1심에 비해 다소 감형됐지만, 두 사람은 각각 징역 5년과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는 12일 오후 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를 받는 정준영과 최종훈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다섯 명의 피의자들은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재판부의 판결을 듣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이들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지난 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정준영과 권 씨 측이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연기를 신청하면서 이날 오후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종훈과 버닝썬 MD 출신 김 씨는 앞서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당시 재판부는 “현재 기준에서 피해자와의 합의서가 중요한 양형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수하거나 예외적인 경우 양형 기준에 있어서 이를 반영하도록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준영은 끝내 피해자와의 합의에 실패, 이날 항소심 선고공판까지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했음을 밝히며, 지난 11일까지 제출된 반성문 및 피해자와의 합의서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선고일인 이날까지 제출된 추가 자료는 없었다고도 전했다.
또 증거 수집 과정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증거 수집과정에서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수사기관이 모든 증거를 배제할 정도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재판부는 정준영에게 징역 5년의 실형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의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준영의 경우 합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았음으로 선고를 한다”고 양형 기준을 부연 설명했다.
앞서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던 최종훈은 당초 징역 5년을 선고받았었지만, 이날 항소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또한 정준영과 마찬가지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의 취업 제한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최종훈의 경우 공소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으로 진지한 반성은 부족하다는 취지에서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피고인 가운데 김 씨는 징역 4년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의 취업 제한 5년을 선고 받았으며, 허 씨와 권 씨의 경우 원심이 유지됐다.
이들 다섯 명은 이날부터 7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과연 한 차례 양형에 불복했던 정준영 최종훈 등이 대법원에 상고를 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준영 최종훈을 비롯해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 다섯 명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 홍천군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들을 만취시킨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 밖에도 정준영은 2015년 연예인들이 다수 참여한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방에서 수 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혐의도 받는다.
이후 1심 재판에서 정준영과 최종훈은 각각 징역 6년,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또 함께 기소된 김 모 씨는 징역 5년, 권 모 씨는 징역 4년, 허모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모두 1심 선고에 불복하며 항소장을 제출했고, 이후 항소심에서도 일부 혐의에 대해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지난 달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정준영 최종훈 등에게 각각 징역 7년과 5년 실형을 구형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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