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손정우 송환 전망] 법원 ‘정치적 사건’ 아니면 대부분 인도 허가
알림

[손정우 송환 전망] 법원 ‘정치적 사건’ 아니면 대부분 인도 허가

입력
2020.05.19 14:16
수정
2020.05.20 00:39
13면
0 0
19일 서울고법에서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렸다.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고법에서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렸다.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에 대한 미국 송환 여부를 내달 16일 결정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그간 법원이 정치적 사건이 아니면 대부분 외국 정부로의 인도를 허가해왔던 만큼, 손씨의 미국 인도를 거절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법무부와 대법원 등에 따르면 한국 법원이 범죄인 인도심사청구 결정문을 전산화한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외국으로부터의 범죄인 인도청구는 총 111건에 달했으며, 그 중 법원의 인도심사가 진행된 사건은 52건이었다. 인도심사는 일반 형사소송절차가 아닌 만큼 대법원 규칙에 따라 △범죄인 또는 변호인이 의견을 구두로 진술하겠다고 신청한 때 △법원이 증인이나 감정인을 신문하는 때 △기타 인도심사에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만 열린다. 손씨는 마지막 경우에 해당한다.

심사 결과는 △인도심사 청구 각하 △인도 거절 △인도 허가 등 세 가지로 나뉘며 법원은 해당 기간 6건(인도거절 5건ㆍ각하 1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서 범죄인 인도를 허가했다. 1999년 12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발효 이후 미국으로 송환된 첫 사례는 미국에서 한인 갱단과 45차례에 걸쳐 강도, 강간 행위를 벌인 뒤 한국으로 도피한 재미교모 강모씨다. 서울고법은 2001년 강씨에 대한 인도결정을 내렸으며, 강씨는 미국 법원에서 징역 271년을 선고 받았다.

범죄인 인도심사는 범죄인의 신병을 청구국에 인도해주는 것이 인도조약 등에 의해 적법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손씨 아버지가 탄원서 등을 통해 강조했던 △손씨의 불우한 어린 시절이나 △어린 자녀 양육 등의 변수는 인도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 정부가 문화재 강탈 등 혐의로 송환을 요청한 범죄인에 대해 법원은 “만 1세가 채 되지 않은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점 등은 인도를 허가하지 아니할 이유로 참작할 수 있다”면서도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인도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인도를 거절한 5건은 현행법상 인도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정치적 성격을 지녔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이다. 5건 중 3건이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거절이지만, 이들이 같은 사건에 대한 공범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인도거절 사건은 3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두 건은 법원이 ‘정치적 성격을 지닌 범죄’라 판단해 인도하지 않은 경우로, 2013년 1월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중국인 류창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도청구를 한국 법원이 거절한 게 이에 해당한다. 당시 법원은 결정문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정치적인 대의를 위해 행해진 것’이라 규정하고 “범행과 정치적 목적 사이에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2008년에 각하된 1건은 청구국이 인도심사 청구를 취소한 경우다.

인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 법원의 인도 결정을 법무부가 수용할 경우, 장관이 인도명령을 내리게 되며 범죄자는 30일 내로 청구국에 인도된다. 현행법에 따라 범죄인이 구속돼 있는 교도소, 구치소 등에서 하는 게 원칙이지만, 각 국가와의 개별조항에 따라 대개는 공항에서 인도가 이뤄진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