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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 주연 맡은 치타 “래퍼이지만 영화에선 노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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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 주연 맡은 치타 “래퍼이지만 영화에선 노래했어요”

입력
2020.05.21 15:09
수정
2020.05.21 18: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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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은 "랩을 할 때는 혼자 고민하고 고생했는데 영화는 여럿이 모여서 함께 헤쳐나가니 좋았다"고 말했다. 레진스튜디오 제공
김은영은 "랩을 할 때는 혼자 고민하고 고생했는데 영화는 여럿이 모여서 함께 헤쳐나가니 좋았다"고 말했다. 레진스튜디오 제공

머리는 짧고 염색을 했다. 알록달록한 옷까지 입어 시선을 끌어당긴다. 아무에게나 어울릴 외모는 아니다. 래퍼 치타는 그저 평소 모습대로 스크린 안으로 들어간 듯 자연스레 역할을 소화해낸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의, 말 그대로 초미의 관심사는 주연 배우 김은영(‘치타’의 본명이자 배우 활동명)이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은영은 “영화를 네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다르다”며 새 도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초미의 관심사’는 거금을 들고 사라진 막내를 찾아나선 모녀의 하루를 그린다. 이태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동극은 작은 반전을 거듭하며 편견 극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은영은 어린 시절 독립해 제법 성공한 가수 블루(본명은 순덕) 역할이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엄마(조민수)와 여러 오해 때문에 불화하다가 마음을 열게 되는 역할이다.

“연기할 계획이 딱히 없던” 치타는 어느 날 영화사로부터 자신의 노래 ‘필름’과 ‘우르르’를 영화에 쓰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영화사는 내친김에 출연 제안까지 했고, 치타도 “도전 해보고 싶다”며 ‘배우 김은영’이 됐다. 그는 “이태원에 살고, 이태원을 좋아하는데 이태원을 배경으로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래퍼가 무슨 연기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에 맞서는 도전 만으로도 영화가 의미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출연을 결정했을 때 완성된 시나리오는 없었다. 모녀가 막내를 찾으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는 기본 설정만 가지고 남연우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 구체적 이야기를 채워 넣었다. 김은영은 “이태원에 많이 있는 타투이스트와 드래그 퀸을 등장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시나리오에 반영됐다. 실제 드래그 퀸의 출연 섭외도 맡았다.

함께 일하다 보면 감정도 생기기 마련. 김은영은 촬영 준비를 하다 그만 남 감독과 ‘남다른 사이’가 됐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연인이 됐다. “영화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왕 밝혀진 거 숨길 필요도 없고, 부끄러울 일도 아니어서” 당당하게 공개 연애를 하고 있다. ‘걸크러시’ 수식어에 어울리는 행보다.

“영화는 영화, 연애는 연애”였다. 촬영이 시작된 후 남 감독보다 선배 조민수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길었다. 물론 남자친구에게 살짝 기대기도 했지만 남 감독의 조언은 간단했다. “대본을 많이 읽고 순덕이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라”는 것. 남 감독은 2014년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실력파 배우 출신이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막내를 찾아나선 모녀의 소동극을 통해 편견 극복을 이야기한다. 레진스튜디오 제공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막내를 찾아나선 모녀의 소동극을 통해 편견 극복을 이야기한다. 레진스튜디오 제공

영화를 위해 김은영은 5곡을 따로 만들었다. 영화 속에선 재즈도 부른다. 래퍼로만 각인된 치타 이미지와 다르다. 김은영은 “원래 제 뿌리는 노래하는 가수”라더니 “교통사고로 뇌수술을 한 후유증 때문에 노래 대신 랩을 하게 된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영화 개봉일이 제 생일인데 ‘노래하는 가수’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 가슴 뭉클하다”고도 했다.

치타이자 김은영으로서 그는 요즘 바쁘다. ‘초미의 관심사’ 개봉에다, MBC 예능프로그램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남 감독과 함께 출연 중이다.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엠넷의 ‘굿걸: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출연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랩 앨범도 작업 중이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감사하면서도 욕심도 더해지고 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좀 더 질 좋은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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