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추가 발생에 학부모 불안감 여전
오늘부터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ㆍ2학년, 유치원생 등 총 237만명이 2차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개학이 미뤄진 지 3개월 만이다. 미국 주요 언론도 한국의 개학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7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신종 코로나로 수개월간 미뤄진 등교 수업을 최근 점진적으로 시작하고 있다”라며 “정부 당국은 놀라울 정도로 낮은 코로나 사망률을 유지하기 위해 등교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1인용 칸막이가 설치된 교실과 급식실, 등교 시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수 장을 인터넷 판 기사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난 2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확진자 동선 파악 등 신속하고 엄격한 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았다”라며 “이 사진들이 한국이 학생과 선생님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도록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7일부터 전국 고2, 중3, 초1ㆍ2,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이 학교, 유치원에 등교한다. 이들 학생의 등교는 20일 고3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교육부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을에 재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유치원의 교육 및 돌봄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했다.
교육 당국은 등교 학생 수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분산책을 통해 감염 위험도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등교 수업을 해도 고3을 제외한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가지 않는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수업 운영방식이 권고됐으며 학년ㆍ학급별로 격일 혹은 격주로 돌아가며 등교하는 등 각 학교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운영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청와대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랫동안 미루다가 시행되는 등교개학이야말로 생활방역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지시한 바 있다.
다만 등교를 하루 앞둔 전날 교사와 학생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최소 453개 학교가 등교를 연기하는 등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탓에 밀접 접촉자 파악을 위해 등교를 연기한 곳도 있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교사, 방과후 교사 등 학생이나 교직원이 확진돼 등교가 늦춰진 경우도 있다. 특히 마스크 쓰기나 거리두기 등 생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 2학년 부모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