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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여론 양극화는 착시… 소수 극우ᆞ극좌, 온라인서 목소리 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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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여론 양극화는 착시… 소수 극우ᆞ극좌, 온라인서 목소리 큰 탓”

입력
2020.05.28 01: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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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층 87%, 극좌ᆞ극우 10%… 인터넷 매체 편향성 심각 

 SNS 많이 볼수록 진보화, 인터넷 언론 많이 볼수록 보수화 

케티이미지뱅크
케티이미지뱅크

최근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사회 여론이 양극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국민은 중도 성향을 보이는 등 이념 지형은 실제와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소수의 극우, 극좌 등 극단 성향 집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주도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의 의견이 ‘과대평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7일 ‘한국의 여론 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 여론의 양극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가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 등을 이용해 유권자의 이념성향 분포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중도를 기준으로 유권자의 이념 성향이나 의견 격차가 심해지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2018년 12월 일반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중도’와 ‘다소 진보’, ‘다소 보수’ 등 넓은 의미의 중도층은 87%에 달했지만, ‘매우 진보’와 ‘매우 보수’ 등 양극단은 10% 가량에 불과했다.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정치성향. 그래픽=김문중 기자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정치성향. 그래픽=김문중 기자

하지만 소수의 극단 성향 집단이 최근 현실정치와 온라인의 여론형성 활동에 적극 간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를 위해 주로 SNS와 인터넷 뉴스 등 인터넷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미디어의 편향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SNS의 경우, 가령 한 문서 안에 반대 정파가 사용하는 표현이 나타나는 경우가 평균 3% 미만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보수 성향 국회의원들의 말 속에 반대 정파의 표현이 나오는 경우가 평균 10.3%로 더 높았을 정도다. SNS가 제공하는 정보가 당파성을 띤 국회의원이 쓰는 언어보다 더 편향됐다는 뜻이다.

인터넷 미디어 노출 정도는 정치 성향 변화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스스로 글을 올리는 SNS를 많이 보는 이용자는 진보 방향으로 성향이 바뀌지만, 제공된 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를 많이 접하는 사람은 보수로 이념 성향이 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뉴스를 선호하지 않는 집단은 선호하는 집단보다 이념 성향 변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뉴스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정치적 메시지를 비교적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인터넷 미디어가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이런 정보에 사람들이 차별적으로 노출될 경우 주도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여론 양극화를 방지하려면 우선 사회ㆍ경제적인 양극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극단적 의견과 이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매체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되지 않도록 사회적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여론 양극화를 부추기는 허위 정보에 대응하고 정보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미디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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