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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체發 감염 확산에 “택배 물건 통해 코로나 걸릴라” 소비자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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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체發 감염 확산에 “택배 물건 통해 코로나 걸릴라” 소비자들 불안

입력
2020.05.27 17:34
수정
2020.05.27 23:5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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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물품 비닐장갑 끼고 만지고 손소독제 뿌리기도

쿠팡·마켓컬리 해당 물류센터 폐쇄… 배송대란 우려

27일 경기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에 운영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경기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에 운영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의왕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4)씨는 비대면 배송으로 쿠팡에서 주문한 물품이 27일 현관문 앞에 놓인 걸 확인하고는 얼른 일회용 비닐장갑부터 찾았다. 전날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혹시라도 배송 물품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비닐장갑을 끼고 배송 상자와 내용물에 손소독제까지 뿌렸다”며 “아이들에게 영향이 있을까 봐 겁이 나 빈 상자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후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돼 온라인 쇼핑업계도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배송된 물품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마스크를 벗고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택배 수령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물품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수 차례 언급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걱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주부 이모(39)씨는 “쿠팡과 마켓컬리에서 주로 냉장과 냉동 식품을 구매해왔는데, 이제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도 모두 믿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온라인 주문과 배송 자체를 꺼려 했다. ‘직장맘’ 송모(44)씨도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의 학습 준비물을 쿠팡에서 주문했는데, 막상 받자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의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의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배송된 상자나 물품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출고된 물류센터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등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택배 박스는 뜯는 즉시 집 안에 두지 말고 바깥에 내놓아야 한다”거나 “온라인 주문 상품은 배송 조회를 통해 물류센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등의 글이 누리꾼들의 연결망을 타고 전달됐다.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불신이 확산되면서 유통업계는 물류센터 위생 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쿠팡과 마켓컬리는 해당 물류센터를 폐쇄 조치하고, 다른 물류센터 내 근무자들에게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다. 특히 마켓컬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상온1센터 내 배송 관련 물품들을 모두 폐기처분 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은 경기 용인과 김포에 있는 물류센터 3곳에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직원이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을 막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체온을 수시로 확인하고, 배송 차량도 하루에 두 번씩 방역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경기 용인과 동탄, 인천 물류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에선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가 ‘셧다운(일시적 운영중단)’ 되면서 배송 대란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쿠팡의 부천 물류센터는 수도권 서부 지역에 신선식품을 배송해왔다. 쿠팡 측은 인천, 고양 등 인근 물류센터에 택배 물량을 분산시킬 계획이고, 현재 전국에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배송에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지난 2~3월에도 대구를 중심으로 배송이 하루 정도 늦어진 경우가 있었을 뿐 큰 문제는 없었다”며 “일부 물류센터 중단이 전체 배송에까지 큰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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