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명목 GDP, 캐나다·러시아에 밀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세계 8위에서 10위로 두 계단 밀려났다. 한국의 GDP 순위가 전년보다 낮아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6,421억달러로 OECD 회원국 및 주요 신흥국 등 38개국 가운데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8위에서 두 계단 하락한 것으로 2018년 각각 9위와 10위였던 캐나다, 러시아가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8위, 9위로 올라섰다.
OECD가 집계한 명목 GDP에서 한국의 순위가 전해보다 내려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07년 12위에서 2008년 15위로 세 계단 밀려났던 한국은 △2009~2012년 14위 △2013년 13위 △2014년 12위 △2015~2017년 11위 △2018년 8위로 계속 순위를 높였다. 2018년 세 계단 상승한 것은 한국보다 앞섰던 인도와 브라질의 명목 GDP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영향이지만, 매년 현상 유지나 순위 상승을 거듭해 온 것이다.
그랬던 한국의 GDP 순위가 지난해 하락한 것은 낮은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성장률은 1.4%로 OECD가 집계한 47개국 가운데 뒤에서 세 번째인 45위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해 0.4%에 그치며 OECD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지난해 명목 GDP 1위는 21조4,277억달러를 기록한 미국이었다. 중국(14조3,429억달러)과 일본(5조818억달러)이 그 뒤를 이었고, 독일(3조8,462억달러), 영국(2조8,271억달러), 프랑스(2조7,080억달러), 이탈리아(2조12억달러) 등 유럽 국가들이 4~7위를 차지했다. 1~7위 국가 순위는 2018년과 지난해 사이 변동이 없었으며, 한국을 제친 캐나다와 러시아의 명목 GDP는 각각 1조7,363억달러, 1조6,999억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1,682달러로 해당 자료가 집계된 35개국 가운데 22위를 차지했다. 전년(3만3,340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한국보다 한 단계 앞서 있던 이탈리아의 1인당 GDP도 동시에 줄면서 한국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 1인당 명목 GDP가 가장 큰 국가는 룩셈부르크(11만4,409달러)였고 스위스(8만1,948달러), 아일랜드(7마8,889달러)가 뒤를 이었다.
명목 GDP란 한 나라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만큼 생산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실질 GDP가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를 보여준다면 명목 GDP는 한 나라 경제의 크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국가 간 경제 규모를 비교할 때는 명목 지표를 주로 사용한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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