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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의대생 “부정행위 문제제기 했는데 시험 강행”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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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의대생 “부정행위 문제제기 했는데 시험 강행” 주장

입력
2020.06.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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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측 “시험 진행, 교수 재량… 미흡한 부분 대안 마련 중”

인하대 의대생이 1일 익명 커뮤니티에서 집단 부정행위와 관련해 대학 측도 잘못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시험은 교수의 재량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인하대 전경. 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인하대 의대생이 1일 익명 커뮤니티에서 집단 부정행위와 관련해 대학 측도 잘못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시험은 교수의 재량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인하대 전경. 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인하대 의대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발각되면서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교수가 학사일정을 무시한 채 시험을 강행했고, 사전에 부정행위 가능성을 문제 삼았는데도 시험을 강행했다는 의대생의 주장이 나왔다. 반면 인하대 측은 시험 진행은 교수의 재량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익명 커뮤니티에 1일 ‘커닝 사건 관련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커닝에 가담하지 않은 의대생이라고 소개했다. 글의 내용상 2학년생으로 추정된다.

그는 “의대는 개강이 빨라서 2월 중순에 개강을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2주 현장강의를 한 이후 휴강을 했다”며 “정형외과 수업이 다 끝나지 않았고, 시험을 어떻게 볼지 공지도 하지 않아 학생들은 휴강하는 동안 공부를 덜 했을 거고, 시험도 나중에 볼 줄 알았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해당 시험의 분량은 파워포인트 기준 대략 2,000쪽이었다. 교수는 방대한 시험 범위인데도 시험을 불과 이틀 전에 공지했다고 한다. 그는 “2주 수업 분량이면 40시간 수업 내용을 이틀 안에 공부해야 하는 건데 매일 공부를 했던 학생들이 아닌 일반적인 학생들은 이틀 안에 2,000쪽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한 학생이 교수에게 부정행위가 일어날지도 모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오프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게 맞지 않냐고 이의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수가 아무런 대처 없이 시험을 강행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하대 의대생이 1일 익명 커뮤니티에 집단 부정행위 사태와 관련한 해명 글을 올렸다. 게티이미지뱅크
인하대 의대생이 1일 익명 커뮤니티에 집단 부정행위 사태와 관련한 해명 글을 올렸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시험을 보기 전에 부정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아무런 대처를 준비하지 않은 점과 학사일정에 따라 공부 일정을 계획하는 학생들을 무시한 채 시험을 강행한 점 등에 학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며 “커닝에 가담한 행위가 가장 잘못된 거지만,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왜 80%에 달하는 학생들이 그런 행위를 했는지 알고 제대로 된 비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비판적이었던 여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교수와 학교 측에도 책임이 있다거나 의대생들의 심정이 이해 간다는 의견이 등장한 것이다. “문제점이 있을 걸 알고도 방치하고 시험 일정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학교도 개선됐으면 좋겠다”(럼****), “부정행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교수도 선을 넘었다”(따****), “부정행위는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부정행위의 위험이 제기된 상황인데도 강행한 거면 강행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루****), “의대는 유급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데, 이틀 전에 시험을 공지했다면 충분이 날벼락 맞은 셈이다”(ne****) 등이다.

반면 인하대 측은 부정행위가 적발된 시험이 단원평가(쪽지시험)의 개념이라 시험 일정 등은 교수에게 재량권이 있어서 문제 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2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교수에게 재량권이 있어 특정한 시기에 시험을 본 거에 대해 문제 삼긴 어렵다”며 “시험을 보기 전에 사전에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안내하고 양심적으로 하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의 미흡한 부분을 이번 기회에 확인했다”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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