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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 넘긴 월성 원전 감사, 도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0.06.03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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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압력설에 최재형 감사원장 ‘성역 없는 감사’ 발언 해석 논란까지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월성 원전 제공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월성 원전 제공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감사 결론을 8개월이 지나도록 내놓지 못하자 뒷말이 무성하다. 현 정부 눈치를 보느라 발표를 미룬다는 주장부터 최재형 감사원장의 ‘성역 없는 감사’ 발언 해석 공방까지 온갖 설만 난무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짚어봤다.

-이번 감사는 시작할 가치가 있었나.

“국회는 지난해 9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 행위’ 감사를 요구했다. 한수원이 2018년 6월 이사회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했는데, 결정의 근거가 된 한수원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감사에 착수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조기 폐쇄를 승인하면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다만 현재 감사원은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 적절성’에 집중하고 있다.”

-왜 이렇게 늦어지나.

“국회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3개월 이내에 결과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최대 2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데 그 시한은 지난 2월이었다. 당시 기자들과 만난 최 원장은 ‘결론이 안 난 자료를 제출할 수는 없다. 시한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이례적으로 양해도 구했다. 감사원은 4월 9일에야 감사위원 회의를 열었지만 그 날 결론을 내지 못한 회의가 10일, 13일까지 이어졌다. 그런데도 결국 감사 결과를 의결하지 못하고 ‘보류’결정을 내린 상태다. 감사원 측은 ‘감사 사항이 복잡하고 감사 대상기관인 한수원의 자료 협조가 원만하지 않았다’며 인력, 시간 문제를 거론했지만 사안의 미묘함 때문에 판단이 신중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도 운영방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도 운영방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두고 감사원장과 감사위원들이 충돌하긴 했나.

“지난 4월 감사위원 회의에서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받아들이지 못한 친여 성향 감사위원 5명이 보류를 요구하면서 최 원장과 충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감사원 측은 감사위원 회의는 하나의 결론을 두고 토론하거나 다수결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보고서 초안을 두고 ‘제로베이스’부터 검토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실관계, 법리적 해석 등 여러 부분에서 초안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고, 흔히 생각되는 결론 부분까지는 가지도 못했다. 감사원장도 감사위원 중 한 명이다. 위원들이 이 초안을 갖고 논의 자체를 할 수가 없으니 보완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 원장의 휴가는 불만 표출인가. 4월 감사위원 회의가 끝난 뒤 최 감사원장이 휴가를 가면서 이러한 의혹이 더욱 커졌는데.

“감사원 측은 ‘월성 1호기 감사와 무관하게 진짜 몸이 힘들어서 휴가를 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역 없는 감사’는 최 원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내용이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의 원전 감사 외부 압력 의혹은 애초 감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거졌다. 복잡한 사안에 비해 시간과 인력이 부족했다고 해도 감사원이 법에 정해진 결과 발표를 늦추고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던 대목은 비판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아직 차기 감사위원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감사원은 2일 “이번 감사를 맡은 공공기관감사국에 감사관을 추가 투입하는 등 조속히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추가 정치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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