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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압수수색·줄소환 와중에… 검찰 강공 수사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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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압수수색·줄소환 와중에… 검찰 강공 수사 제동 걸리나

입력
2020.06.07 17:5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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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숨진 채 발견

정의기억연대 산하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소장 손모(60)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7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정의기억연대 산하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소장 손모(60)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7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산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가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약 16년간 이 쉼터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을 돌봐 온 손씨는 최근 검찰의 쉼터 압수수색 이후 “삶이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것 같다”며 좌절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연일 정의연 관계자를 소환하며 강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가 생긴 격이어서 향후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경기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손씨는 전날 오후 10시55분 파주 시내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와 연락이 닿질 않는다”는 전 정의연 관계자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과 출동했으나 도착 당시 손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손씨가 당일 오전 10시57분 홀로 귀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로서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손씨는 2004년 5월부터 16년간 평화의 우리집을 운영해왔다. 쉼터 전담 활동가였던 만큼 최근 불거진 정의연의 후원금 부실관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정의연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정의연 사무실에 이어 평화의 우리집을 전격 압수수색함에 따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과 16년간 동고동락 한 최측근으로서 받은 심리적 고통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검찰의 갑작스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검찰도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검찰은 앞서 10여개 시민단체로부터 윤 의원 및 정의연 관련 고발을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정의연 관계자들을 줄소환하는 등 속도전을 펼쳐 왔다. 당시 정의연이 ‘한국공인회계사회 추천 기관의 회계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했음에도 강제 수사가 시작돼 정의연 측 반발이 거셌다. 정의연 변호인단은 “통상적인 수사 절차에 비춰보면 고발인ㆍ피고발인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모두 건너뛰고 압수수색이 들어와 활동가들 모두 당황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그간 검찰 수사에 충실히 응하겠다고 공언해 온 정의연이 손 소장 사망을 계기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정의연은 언론의 연이은 의혹 제기에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던 지난달과 달리 이달 들어선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구한다”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차질 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논란을 의식한 듯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1시간 만에 입장문을 내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항변한 뒤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사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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