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백종원은 대선주자로 어때요?" 우연일까 ... 김종인의 대통령론(論)
알림

"백종원은 대선주자로 어때요?" 우연일까 ... 김종인의 대통령론(論)

입력
2020.06.25 09:00
0 0

"다음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의지 있어야"

방송인이자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SBS 제공

방송인이자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SBS 제공



 “대선주자로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때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한 마디에 정치권은 요동쳤다. 지난 19일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의원과 오찬 간담회에서의 일화가 23일 알려지자 온종일 외식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 더 본 코리아 대표 이름이 통합당 내에서 오르내렸다. "(대선주자를) 꿈 꿔본적 없다"는 백 대표의 반응까지 나왔다. 간담회 참석 의원들도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과장이 아닐 정도로 2년 앞으로 다가 온 대선에 뛸 마땅할 선수를 찾기 힘든 게 통합당 현실이다. 때문에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 위원장의 한마디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24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YTN 라디오에서 "(스스로) 백종원 같은 사람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돼야한다”고 말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CBS라디오에서 “더 분발하라.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한다”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백종원이라는 이름을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범죄 근절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범죄 근절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누가 집권하든 경제민주화가 과제"

  "이제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로 단순히 재벌개혁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과 남북한 문제까지 아우르는 과제다. (...) 결국 다음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2017년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출판된 김 위원장의 저서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의 한 구절이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에서 그는 재벌 중심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격차 해소를 추구하는 '경제민주화'가 평생의 소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의 필요성과 심각성을 인식해 근본적인 전환을 이룰 의지가 있는 인물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준비가 철두철미한 인물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제대로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을  다음 대통령이 갖춰야할 조건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을 염두에 뒀을 때 백종원이라는 인물을 대선주자로 거론한 것이 아주 허무맹랑한 일만은 아니라는 해석이 붙을만 하다. 백 대표는 정치 경험은 없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서 기업경영과 실물경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목상권 활성화와 자영업자를 위해 애쓴 그의 행보가 '경제민주화' 의 개념에도 부합한다. 

 '기득권 옹호정당' '국민 비호감'이라는 낙인이 찍힌 통합당 이미지 쇄신에 백 대표의 인지도가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머릿속에 백종원을 떠오르게 한 이유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은 전날 통합당 재선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외부 조사를 봤는데 백종원씨의 국민적 호감도가 높은 것을 보고 언급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 주변에서는 백 대표를 언급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평소 빈말을 잘 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상, 이번 발언이 '뼈 있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

◇ '인물 없는' 통합당 현실 강조

 "그 만큼 우리 당에 대선주자가 없다는 의미 아니겠어요?"

 24일 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전날 '백종원 대선주자 해프닝'을 두고 이 같이 말했다. 대선주자를 묻는 질문에 백종원씨를 언급함으로써 '현재 이 당엔 내세울만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숨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현재 정치판에 꼽을 만한 대선주자는 이낙연 의원 뿐"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대선주자들은 성적표는 저조하다. 한국갤럽이 이달 9~ 11일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합당을 탈당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1%,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여권의 이낙연 의원은 28%, 이재명 경기지사는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백종원 대선주자 얘기가 비록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대선을 준비하는 주자들이 긴장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고 말했다. 

※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나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혜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