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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워서 편의점 지켜" 알바생 폭행사건에 '공분'…수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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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워서 편의점 지켜" 알바생 폭행사건에 '공분'…수사 진행 중

입력
2020.06.25 09:08
수정
2020.06.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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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에 손찌검까지…CCTV 영상 확산하며 관심
당사자 "최소한 예의 지켜야"…누리꾼 "선처말라"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2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알바 폭행 사건' 등의 제목으로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머리를 맞아 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확산하는 중이다.

이는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최근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 영상과 함께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이 아르바이트생은 가해한 손님들을 고소했고, 현재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아르바이트생에 따르면 한 부부가 12일 오후 10시 20분쯤 물건을 사러 그가 근무하는 편의점을 찾았다. 계산이 끝난 후 남편은 소주 빈 병이 가득 찬 상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고, 아르바이트생은 행여나 무게로 인해 상자가 무너지면 다칠까 염려해 '거기에 앉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은 가지고 온 장우산으로 상자를 치면서 '이러면 닳냐? 야, 닳냐고 XX'이라고 욕설을 하며 공격적인 태도로 반응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지금 뭐라고 하신 것이냐'라며 아내에게 말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내 역시 '야, 넌 닥쳐'라고 말하며 남편을 데려가려 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이 '지금 두 분 다 저한테 뭐라고 하셨냐'라고 따지자 부부는 '억울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대응했고 그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이 부부는 아르바이트생이 진짜 신고를 했다며 그를 몰아붙이고 욕했고, 심지어 '넌 오늘 죽었다'며 물건을 던지고 밀치고 때렸다.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폭행 장면은 이때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 아르바이트생은 남편의 손아귀에 머리를 맞고 2m 가량 밀쳐져 바닥에 쓰러진다.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SNS 캡처

광주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SNS 캡처

이 아르바이트생은 "제게 '딸이 이 가게를 좋아해서 계속 다녀줬더니 아주 못 쓰겠다'라고 말했는데 이 글이 부디 멀리멀리 퍼져서 따님이 두 분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꼭 봤으면 좋겠고, 저도 저희 부모님의 소중한 딸이라는 것을 알아주고 부끄러워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못 배워서 편의점이나 지키고 있다'고도 했는데 두 분은 얼마나 배우신 분들이기에 편의점 같은 곳에 와 알바생에게 갑질하는지 참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부모님의 편의점에서 약 4년을 일했다는 그는 "저는 편의점에서 일을 그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부모님 얼굴에 먹칠 안 되도록 열심히 일하며 손님들에게 친절하려 지금까지 노력했는데 손님들은 호의가 계속되니 그게 당연한 권리인 줄 알고 더 과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선 넘은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비스직이 간이고 쓸개고 다 내놓고 웃으면서 손님 수발들고 비위맞춰주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걸, 서로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걸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반성해 개선됐으면 좋겠다"라며 "제 개인의 문제를 떠나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모든 아르바이트생을 대표해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근무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유에서 글을 내리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글을 접한 이들은 "작정하고 손찌검을 한 것이니 절대 선처를 해 주지 말라"(dj****), "아르바이트생이나 서비스직 근로자에게 갑질하는 사람들은 도무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al****), "나도 서비스직인데정말 공감한다. 정말 진상이란 진상 다 만나니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눈 쳐다보는 것도 잘 못하겠다"(fe****), "손님은 왕이 아니고 사람이다. 직원도, 사장도 모두 사람이다"(82****)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은 끊이지 않아 왔다. 지난 7일에는 충북의 한 편의점에서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20대 아르바이트생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친 50대 손님이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앞서 인천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는 이유로 40대 손님이 건물 화장실에 따라들어가 둔기로 살해하려 한 사건은 큰 관심을 받았고, 가해자는 지난해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5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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