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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정규직 된다' 알고도...인천공항 보안검색 요원 무더기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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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정규직 된다' 알고도...인천공항 보안검색 요원 무더기 퇴사

입력
2020.07.02 16:19
수정
2020.07.02 16: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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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새 10% "불규칙한 근무시간, 육체노동 원인"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입사한 신입ㆍ경력 보안검색 요원들이 최근 무더기로 퇴사했다. 인천공항경비는 공사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든 회사로, ‘곧 정규직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을 그만 둔 것이다.

2일 인천공항 보안검색서비스 노동조합과 보안검색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인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로 입사한 768명의 보안검색 요원 중 76명이 회사를 떠났다.

768명의 보안검색 요원은 인천공항이 청원경찰로 신분을 전환, 직고용 하겠다고 밝힌 1,902명 비정규직 중 1차로 용역서비스업체에서 자회사로 적을 바꾼 이들이다. 노ㆍ사ㆍ전(노조, 공사, 전문가)협의회는 지난 2월 “보안검색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 위해서는 법개정이 필요하므로 그 전까지 자회사(인천공항경비)에 편제하기로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나머지 보안검색 요원 1,134명은 2차로 지난 1일 자회사로 임시 편제됐다.

보안검색 노조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2020년 3월) 전후로 10%의 인력이 퇴사한 것”이라며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장시간의 육체노동이 주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에서의 근무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며 “퇴사자 중에는 입사 한달 만에 그만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열악한 처우를 받으며 힘든 일을 하는 보안검색 요원들에 대한 정규직화, 직고용을 놓고 우리 사회에서 최근 벌어진 논란에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민천 노조 위원장은 “2017년 5월 12일 이후 이른바 ‘스펙’이 좋거나 명문대 출신의 신입 직원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사무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고의 직장 인천공항, 공기업 정규직 등이 기대치를 높였지만, 현실은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7년 5월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사와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다.

곧 있으면 정규직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많은 이들이 회사를 떠났지만, 보안검색 노조원들은 이 같은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노승식 보안검색노조 사무처장은 “평소에도 이직률이 20% 수준으로  높았다”며 “보안검색 요원으로 경력을 쌓아서 세관, 국회, 법원, 카지노 등으로 옮겨  엑스레이(X-ray) 판독 업무를 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년 인천공항 터미널을 통한 밀입국 사건이 두 차례 벌어진 뒤 박봉의 용역 직원들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점이 문제가 된 바 있다. 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보안검색 업무에는 2년 이하 경력자들로 채워지면서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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