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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북제재 완화' 새 협상 보따리 들고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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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건, '대북제재 완화' 새 협상 보따리 들고 한국 온다

입력
2020.07.0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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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제재 완화 유연한 접근에 공감대
북한 '영변시설 불능화+α' 다양한 제안 거론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새로운 대북 협상안을 준비해 온 한국과 미국이 '완화'에 방점이 찍힌 새 대북제안을 마련했다. 이 제안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기간(7~9일) 중 청와대에 공유될 예정이다.

6일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7일 한국을 방문해 2박3일 간 서울에 머무르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용기를 타고 경기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는 비건 대표는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회동한다. 9일에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들을 만난 뒤 일본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 방한의 목적은 한반도 긴장 관리다.  지난달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치솟은 군사 긴장을 낮추기 위해 '미국이 북핵 문제를 뒷전으로 돌리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게 비건 대표의 1차 임무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이끄는 시나리오도 한미 양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핵 실무자들은 최근 한국과의 논의에서 '북한이 원하는 대북 제재 완화에 보다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소식통은 "영변 핵시설 불능화는 움직이기 어려운 '상수'이고 북한에 추가로 요구할 '플러스 알파(α)'에 대한 여러가지 옵션을 마련해놨다"고 전했다.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북한에 요구한 '영변+α'의 틀은 유지하되, 낮은 수준의 '+α'만 북한이 수용해도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이 제안할 수 있는 '+α'로는 일부 핵시설 사찰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핵물질의 단계적 반출 등이 거론된다. 또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를 비롯해 북미관계 정상화 옵션도 포함돼 있다. 같은 여권 소식통은 "한두 가지 안이 아니라 다양한 대북 제안을 만들어 놓은 뒤 '이 해법이 아니면 안된다' 식의 경직성을 탈피하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이 그간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태도를 취했다면, 최근 들어 상당히 유연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곧바로 화답할지는 불투명하다.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에서 "이미 이룩된 북미 수뇌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는가"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노이 회담 '노딜'이라는 굴욕을 맛본 입장에서 미국의 '확실한 양보'가 담보돼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특유의 전략이었다. 

북한의 기류를 읽고 있는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북한에 유연한 신호를 곧바로 던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정도의 신호를 발신하고 북한 반응을 기다리지 않겠냐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조영빈 기자
양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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