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자칭 '페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조화를?" 여권 조문행렬에 비판 목소리

알림

"자칭 '페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조화를?" 여권 조문행렬에 비판 목소리

입력
2020.07.07 06:55
수정
2020.07.07 07:33
0 0

安 모친상에 대통령 조화 및 여권 정치인 조문
정의당 등 "성폭력에도 지지않는 정치권 연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모친의 발인식을 마친 뒤 조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모친의 발인식을 마친 뒤 조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씨는 더 이상 충남지사가 아닙니다.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 됩니다."

국회 여성 근로자 모임 '국회페미' 성명서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이어지는 여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인들이 소속 단체 자격으로 조화ㆍ조기를 보낸 것 역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의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 '국회페미'는 6일 성명을 내고 “위력으로 수행비서를 상습 성폭행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안희정씨가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고 많은 정치인들이 빈소를 가득 메웠다”고 전했다. 이들은 “함께 일한 동료의 모친상을 개인적으로 찾아 슬픔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할 수 있지만 안씨는 더 이상 충남지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안씨 모친상에 국민의 세금이나 후원금으로 조화나 조기를 보낸 정치인들에게 이를 개인비용으로 전환해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이 같은 행태가 안 전 지사의 정치적 복권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정의당도 같은 취지의 논평을 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공직과 당직을 걸어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며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비판에 가세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치권에서 성범죄자에게 공식적으로 '힘내라'고 굳건한 남성연대를 표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직함 받아 조화를 보내는 나라. 과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다"라고 전했다.

한편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안 전 지사는 4일 법무부의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


전혼잎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