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죽음 사흘째인 12일 더불어민주당에선 성추행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다만 박 시장이 남긴 업적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 시장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도 여권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인,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임 특보는 마스크를 쓴 채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을 마쳤다. 박 시장과는 2014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1년 넘게 일했던 인연이 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빈소를 찾았다. 유 전 총장은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잘 살아온 사람이 마지막에 그렇게 (가서)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한국사회를 개혁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차 가해 방지도 당부했다. 박원순 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분에게도 고인의 죽음은 충격적일 것”이라며 “그분에게도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피해 호소인을 압박하거나 가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은 외면한 채 고인의 명예를 지키려고 한다는 시민사회와 야당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청 앞에서 노제(路祭) 등의 장례 행사를 진행하려던 장례위원회도 영결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특별시장(葬)에 부정적 여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규모를 축소했다는 후문이다.
'박 시장 공은 공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됐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11일 조문을 마친 뒤 “언론에서 보도되는 피해자가 누군지 모르고 사실관계도 전혀 모르지만,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똑같은 이유로 박 시장이 평생을 바쳐 이뤄왔던 시민ㆍ인권운동 등의 업적 또한 충분히 추모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 곳곳에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추모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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