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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확 바뀐 원희룡, '안검하수' 수술한 진짜 이유는

입력
2020.07.14 14:10
수정
2020.07.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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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술 뒤 대중에게 알려져
전문가들ㆍ당사자들 하나같이 "미용보다 치료 목적"
일부선 "원 지사 대선도전 앞두고 이미지 쇄신" 해석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하계휴가 기간 중 서울 모 성형외과에서 안검하수(眼瞼下垂) 시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오른쪽). 지난달 15일 '4·3 특별법 즉각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원 지사의 모습(왼쪽)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하계휴가 기간 중 서울 모 성형외과에서 안검하수(眼瞼下垂) 시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오른쪽). 지난달 15일 '4·3 특별법 즉각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원 지사의 모습(왼쪽)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뉴시스


여름휴가를 떠났던 원희룡 제주지사의 얼굴이 달라졌습니다. 쌍꺼풀이 짙어졌고 눈매가 또렷해졌어요. 이전보다 선명한 인상을 띠게 됐습니다. 머리 스타일도 파마를 해 볼륨을 주면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죠. 

13일 오전 11시 도청 간부들과 함께 11대 의회 후반기 의장에 당선된 좌남수 의장을 예방한 자리였는데요. 1~8일까지 여름휴가를 마친 후 첫 공식 일정이었어요. 자리에 있던 관계자들이 "얼굴이 변했다"고 인사했으나, 원 지사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죠.

이날 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원 지사는 휴가 중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검하수(眼瞼下垂)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안검하수는 윗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약해져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현상인데요. 눈꺼풀 힘이 약한 만큼 눈을 크게 뜰 수 없어 윗눈꺼풀이 검은 눈동자를 많이 덮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졸린 눈', '처진 눈'이 이 안검하수 때문일 때가 많죠. 

노블앤코성형외과 전형진 원장은 "안검하수를 방치하게 되면 안구질환이나 시력저하 등 눈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수술이 대중화된  오늘날에는 치료 목적 외에도 심미적인 만족을 위해 수술을 받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했어요.

2005년 눈 수술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보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2005년 눈 수술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보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눈꺼풀 수술'한 대통령, 왜 비판 받았나

안검하수 수술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나이가 들면서 윗눈꺼풀의 피부가 점점 밑으로 처져 눈을 덮어버리는 증상인 '상안검이완증'으로 눈꺼풀 수술을 받았거든요.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함께 수술을 받았는데요. 청와대 내 의무실에서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시술로 진행했고 이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소식이 알려졌죠. 

상안검이완증은 엄연히 따지면 눈꺼풀 근육이 약해진 안검하수와는 다른 증상이지만, 안검하수와 같은 뜻으로 알려졌어요. 그래서 노 전 대통령 이후 안검하수 수술은 '노무현 수술'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답니다. 

하지만 당시엔 눈꺼풀 수술에 대한 세간의 반응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치료용이 아닌, 성형 목적의 수술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인데요. 특히 중년의 외모 변화에 익숙지 않았던 당시에는 노 전 대통령의 달라진 외모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 '대통령이 국정이 아닌 미용에 신경쓴다'는 비판도 나왔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수술은 중년의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을 관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재밌는 건 노 전 대통령의 수술이 박근혜 정부 때도 도마 위에 올랐다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내 성형·시술 의혹을 두고 권용현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 "청와대 안에서의 성형·시술이 뭐가 문제냐. 노 전 대통령은 부부가 같이 '눈 수술'을 하지 않았느냐"고 한 것이죠. 하지만 권 차관은 되레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어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전후 공식 주치의가 아닌 의사에게 '비선 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는 질타였죠. 엄연히 다른 사안인데, 왜 엉뚱하게 노 전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냐는 겁니다.


전문가들 "수술 안 하고 나빠지면 시력 잃을 수도 있어"?

정동영 당시 민주평화당 대표가 눈 수술을 하기 전(왼쪽)과 수술을 하고 난 뒤 모습(오른쪽). 2018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며칠 뒤 수술을 하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이 사뭇 다르다. 연합뉴스

정동영 당시 민주평화당 대표가 눈 수술을 하기 전(왼쪽)과 수술을 하고 난 뒤 모습(오른쪽). 2018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며칠 뒤 수술을 하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이 사뭇 다르다. 연합뉴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2018년 민주평화당 대표 시절 쌍꺼풀 수술을 받았습니다. 바로 알아보지 못한 관계자도 있었을 만큼 외모의 변화가 컸는데요. 당시 관계자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안검내반증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안검내반증은 눈꺼풀이 안구 방향으로 뒤집어져 속눈썹이 눈을 찌르게 되는 증상이에요. 각막이 손상돼 시력 저하가 올 뿐 아니라 심각하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수술을 한 겁니다.

2017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무총리 시절 눈썹이 눈을 자주 찌른다는 이유로 추석 연휴 기간 왼쪽 눈에 눈꺼풀 수술을 받았어요. 빨갛게 부은 왼쪽 눈에 테이핑을 한 채 공식 업무에 복귀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원 지사 측 역시 "성형이 아닌 치료 목적의 수술"이라고 강조했지만, 원 지사가 갑자기 수술을 한 배경을 놓고 일각에선 본격적으로 대권 도전을 하기 위한 매무새 단장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와요. 14일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선 도전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기초적인 준비를 하는 구상 단계"라고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는데요. 중앙정치를 향한 원 지사의 광폭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두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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