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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논란에도 테슬라 ‘모델3’ 잘 팔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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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논란에도 테슬라 ‘모델3’ 잘 팔리는 이유는

입력
2020.07.15 11:55
수정
2020.07.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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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고가 전기차’이미지ㆍ가성비 앞세워 돌풍?
내년 전통 완성차 업체, 전기차 출시 러시로 성장세 이어질지 미지수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는 올 상반기 6,800여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는 올 상반기 6,800여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테슬라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품질 논란 속에서도 ‘모델3’로 한국시장 진출 4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를 꿰찼다.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6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기차 특유의 성능과 테슬라 특유의 마케팅이 젊은 운전자를 흡수한 결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7,079대를 팔면서 전년 동기 판매량(422대)을 훌쩍 넘어섰다. 수입차 판매 부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3만6,368대)와 BMW(2만5,430대), 아우디(1만71대)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테슬라가 2017년 국내 진출한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테슬라의 질주는 중형 세단인 ‘모델 3’에서부터 시작됐다. 올 상반기에만 6,803대가 팔려나가면서 테슬라 전체 판매량의 96%를 차지했다. 전기차 부문만이 아니라 수입차 전체 차량 모델 중에서도 판매 1위다. 2위인 메르세데스 벤츠 ‘E 300 4MATIC’ (5,517대)보다 23% 더 팔린 수치다.

모델3는 그랜저 버금가는 실내공간을 갖췄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모델3는 그랜저 버금가는 실내공간을 갖췄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다만 국내 판매량의 급증과 함께 늘어난 차량 품질 불만은 아쉬운 부분이다. 외장 부품 간의 높낮이나 비정상적인 틈이 발생하는 단차문제부터 도장불량, 계기판ㆍ터치스크린 작동 불량 등 각종 품질 문제가 쏟아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행 중에 스티어링휠이 빠지는 사고까지 벌어질 정도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다 보니 최근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0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테슬라는 100대당 불만 건수가 250개로 전체 32개 업체 중 꼴찌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3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 현 추세라면 연내 2만대 판매도 무난할 전망이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 때와 마찬가지로 고객 주문은 이어지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한국에 물량을 꾸준하게 배정하고 있어,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슬라를 이끌고 있는 모델3의 인기 요인을 업계에선 이미지 마케팅과 가성비의 적절한 조화에서 찾고 있다.

테슬라는 회사 설립 후 특정 계층을 노린 고급 전기차 생산을 주력해왔고, 국내에도 1억 중반대에 판매가가 형성된 모델S, 모델X를 우선 들여왔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판매한 모델3는 현재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 중반대로 구입이 가능하다. ‘테슬라=고급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현대차 쏘나타 가격에 살 수 있어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모델3는 고성능 내연기관차에 버금가는 주행성을 갖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모델3는 고성능 내연기관차에 버금가는 주행성을 갖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모델3에서 효율성과 성능은 기본이다. 우선 엔진이 없는 전기차 특성을 활용, 국내에서 선호하는 널찍한 내부공간을 확보했다. 실내공간과 직결되는 축간거리(자동차 앞축과 뒤축 사이 거리)가 2,875mm로, 쏘나타(2,840mm)를 넘어 그랜저(2,885mm)에 버금간다. 또 1회 충전당 주행 가능 거리(모델3 롱레인지 기준)는 최대 446㎞로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길다.

그런데도 성능은 고성능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다. 전기모터를 앞뒤로 배치하다 보니 최대토크는 앞뒤 각각 약 24.5㎏ㆍm, 42.8㎏ㆍm이고,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포르쉐의 대표적 고성능 스포츠카 911카레라4S가 제로백 3.4초인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이다.

게다가 모델3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별5개를, 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Euro NCAP), 호주 신차 평가 프로그램(ANCAP) 등에서도 최고 등급(별 5개)을 받아 안전도까지 갖췄다.

모델3는 중앙의 모니터를 통해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모델3는 중앙의 모니터를 통해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테슬라코리아 제공

여기에 모바일을 닮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스템(OTA, Over-the-air)을 채택해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운전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별명이 붙은 OTA는 차량 내 설치된 태블릿 모니터를 통해 재현되는데,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도, 지속해서 차량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원격으로 진단ㆍ수리 또한 가능하다. 차량 1대로 신차 효과를 계속해서 누리는 셈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내년이면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대거 출시하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공개한 내년 초 현대차가 출시할 전기차 역시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으로 450km 이상 구현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안정된 판매ㆍ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는데다, 차량 완성도 부분에서 테슬라와 비교할 수가 없다”며 “그간 전기차를 중시하지 않던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를 겨냥한 전기차를 생산해낸다면 테슬라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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