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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 일깨운 사진 한 장... 인도네시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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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 일깨운 사진 한 장... 인도네시아 울렸다

입력
2020.07.17 18:23
수정
2020.07.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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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막으려 비닐로 꽁꽁 싸맨 시신
인니, 일일 코로나19 양성률 12.2%로 WHO 기준 두 배

인도네시아 사진작가 조슈아 이르완디씨가 찍은 코로나19 사망자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인도네시아 사진작가 조슈아 이르완디씨가 찍은 코로나19 사망자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병원 입원실 침대 위에 시신이 누워있다. 노란 수의를 입힌 뒤 다시 투명 비닐로 몇 겹을 꽁꽁 싼 기괴한 모습이다. 유족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의 존엄마저 뺏긴 채 시신은 미라처럼 덩그렇게 놓여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수많은 현지인을 울린 사진이다.

인도네시아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 조슈아 이르완디씨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를 찍은 사진 중 가장 아프고 무서운 작품"이라며 "사진을 찍으면서 '이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채웠다"고 사진 설명을 달았다. 이 사진은 17일 현재 13만명 이상의 반응을 이끌었고, 1,000건 가까이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고모가 3월에 코로나19로 숨졌다. 자식들이 들어갈 수 없는 격리실에서 마지막 날들을 보냈다. 우리는 무덤에 가지 못했고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고모 얘기를 여전히 꺼린다. 너무 가슴 아프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아버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돌아가셔서 '운 좋게' 90초간 격리실에서 아버지 시신을 봤다. 몸에 손을 대지 말라는 권고 때문에 아무 말 없이 그저 침대 곁에서 지켜봤다. 사진을 통해 코로나19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두들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를 4시간 안에 매장하도록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시신을 비닐로 여러 겹 싸고 시신을 안치하는 관 역시 비닐로 꽁꽁 싸야 한다. 매장을 반대하는 묘지 주변 주민들 때문에 매장을 보호하는 경찰 전담반까지 꾸렸다.

조슈아씨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들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코로나19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라며 "우리가 그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충고에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의료진은 13일 기준 의사 61명, 치과의사 6명, 간호사 39명으로 총 106명이다.

이날 기준 정부 공식 발표상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환자는 8만3,130명, 사망자는 3,957명이다. 일일 검사 대비 양성률이 12.2%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요구하는 5% 미만보다 두배 이상 높다. 일일 신규 환자 수는 지난달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을 제외하고 1,00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날 회복자 수(1,489명)도 일일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 자카르타는 '대규모사회제한조치(PSBB)'를 일부 완화한 전환기를 7월말까지 2주간 더 갖기로 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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