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2020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에서 신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던 루키들이 △2년차 돌풍 △해외파 복귀 △시즌 축소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가뜩이나 2년차가 된 지난해 신인들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마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로 모여든 해외파 언니들도 당분간 떠날 기미가 없다. 여기에 후반기엔 주요 대회 취소 소식이 이어지면서 우승 기회는 더 줄어들고 있다.
‘특급 루키’로 주목 받으며 지난해 신인 열풍을 이어갈 재목으로 꼽혔던 유해란(19ㆍSK네트웍스)을 비롯해 조혜림(19ㆍ롯데), 김리안(21ㆍ대한토지신탁) 현세린(19ㆍ대방건설) 등 KLPGA 신인들 가운데 누구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면서, 지난해보다 다소 밋밋한 신인왕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5월에야 개막해 8경기를 치른 이번 시즌 상금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유해란(19ㆍSK네트웍스) 단 한 명뿐, 화끈한 우승 경쟁을 보여준 선수도 거의 없다.
이들에겐 삼중고 시즌이다. 일단 경쟁자가 워낙 쟁쟁해 비집고 올라설 틈이 나질 않는다. 코로나19로 국내에 복귀한 해외파 선수들은 대회를 치를수록 제 실력을 찾고 있다. 악천후로 대회 성립 요건을 갖추지 못한 S-OIL 챔피언십을 뺀 7경기 가운데 김효주(25ㆍ롯데)가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고, 유소연(30ㆍ메디힐)이 한국여자오픈을 트로피를 품었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엔 국내 대회 참가를 최소화해 온 박인비(32ㆍKB금융그룹), 고진영(25ㆍ솔레어)까지 출격한다.
지난해 신인 돌풍을 견인한 2년차 선배들도 소포모어 징크스는커녕 해외파를 압도하는 기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20ㆍ볼빅)만 주춤할 뿐, 3승을 거둔 임희정(20ㆍ한화큐셀)은 꾸준한 성적으로 대상포인트와 상금 순위 4위에 올라있고, 지난해 우승이 없던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은 홀로 2승을 거두며 상금 부문 1위(4억5,076만원)을 내달리고 있다. 재작년 신인왕 최혜진(21ㆍ롯데)은 아직 우승은 없지만 대상포인트 2위로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대회 취소 소식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단 8월 예정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과 한화클래식, 9월 올포유ㆍ레노마 챔피언십이 치러지지 않는 쪽으로 가닥 잡혔고, 이후 예정된 굵직한 대회들의 추가 취소 검토 소식도 전해진다. 그만큼 신인들의 우승 도전 기회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신인들 가운데 우승자가 탄생하지 않는다면 2017년 장은수(22ㆍCJ오쇼핑) 이후 3년 만에 ‘무관 신인왕’이 나오게 된다.
다만 예단하긴 이르다. 경쟁자가 올해 유독 쟁쟁할 뿐, 올해 신인들 저력이 만만찮다. 특히 유해란은 지난해 8월 추천선수로 참가해 우승한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타이틀 방어와 시즌 첫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유해란은 올해 E1 채리티오픈 2위, 한국여자오픈 9위를 거두는 등 신인들 가운데 가장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열린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김리안은 공동 6위, 노승희(19ㆍ요진건설산업)는 공동 12위에 오르며 예열했다. 스폰서 대회에 참가하는 현세린도 고향 제주에서 올해 세 번째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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