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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론까지? 정치 한복판에 선 최재형호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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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론까지? 정치 한복판에 선 최재형호 감사원

입력
2020.07.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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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정치 한복판에 서 있다. 정부의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 검사가 늘어지면서 ‘감사에 외압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친(親) 원전 시각으로 결론을 몰아가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탈원전’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로, 탈원전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는 순간부터 정치적 공방은 상당 부분 예견됐다. 감사가 예상보다 고강도로 진행된 데다, 원칙주의자인 최 원장의 스타일까지 맞물리면서 감사원과 최 원장을 향한 논란이 증폭됐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이뤄질 감사 발표를 앞두고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재형 원장 두고... '뚝심' VS '답정너' 프레임

정부가 월성1호기를 2018년 6월 조기 폐쇄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감사원은 감사 결과 1차 제출 시한인 지난해 12월을 훌쩍 넘겼다. 결과 발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27일 “감사가 진행 중이며, 발표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원 안팎에선 이르면 8월 중순 결론을 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감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은 '외압 때문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4ㆍ15 총선 전후로 “성역 없는 감사를 해야 한다” 등 최 원장의 발언이 조선일보에 보도된 데 이어, 최 원장이 해당 감사책임자인 공공기관국장을 ‘강성파’로 교체했단 소식도 전해졌다. 감사원이 “외압은 없다”고 지난 5월 이례적으로 입장을 냈지만,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최 원장이 정부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리한 감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익명의 제보자의 말을 빌어 “최 원장이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는 발언을 지난 4월 직권 심리 중에 했다"고 주장했다. 피감사자로 해당 직권 심리에 참석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사실이다”고 확인했다. 백 전 장관은 27일 한국일보 통화에서도 “감사가 굉장히 편향적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관 임기가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였던 백 전 장관은 월성 폐쇄 정책결정의 당사자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에 자꾸 휘말리는 최재형 원장, 언제 입 여나

최 원장의 처지는 미묘해졌다. 탈원전에 찬성하는 진보 진영은 그를 흔드는 모양새가 됐고, 탈원전을 비판하는 보수 진영은 그의 '소신'을 지키려는 것처럼 비친다. 최 원장의 생각이 '친원전'에 기울어져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된 바 없는데도, 그는 언론에 의해 원전 찬성론자가 됐다.

판사 출신인 최 원장은 '소신파' '원칙주의자' 등으로 불린다.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라”는 건 청와대가 그를 임명하며 기대한 것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 원장은 이미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음에도 보수 진영이 그를 감싸는 것은 역설적이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일각에서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은 직무에 관한 한 독립된 지위를 갖는다"고 27일 재확인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최 원장이 문재인 정부와 '결'이 달라 불편한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원장 체제의 감사가 '섭섭할 정도로' 원리원칙대로 진행돼 여권의 빈축을 산 것 아니냐"는 말도 오르내린다.

최 원장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에 출석해 “감사원장이 감사 지휘를 하지만, 감사업무는 내부 규칙ㆍ규정에 따라 통제된다. 감사원장 역시 감사위원 중 한 명에 불과하며 충분한 토론을 통해 최종 의견을 의결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소신이나 외압이 감사 결과를 몰아갈 수 없는 구조라는 우회적 해명이었다. 최 원장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 현안 보고에 다시 출석한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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