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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교관, 제출 문서에 "가슴 친 적 있지만 성적 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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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교관, 제출 문서에 "가슴 친 적 있지만 성적 의도 없었다"

입력
2020.07.29 22:20
수정
2020.07.2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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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제출 답변서 내용 공개
양국 정상 통화에서도 논의 오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년 말 뉴질랜드에서 근무하며 현지 남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 외교관이 대사관에 제출한 문서에서 "성추행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 '뉴스허브'는 25일(현지시간) 성추행 의혹을 받는 외교관 A씨가 대사관에 제출한 내부 문서라며 일부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서 A씨는 "내 입장에서는 성추행의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B씨가 그렇게 오해한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로의 기억이 달라 논의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어떠한 성적 의도도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B씨의 사타구니를 만졌다는 주장에 대해 "한두번 정도 그의 배 부위를 두드린(tapping) 적은 있다"면서도 "농담을 하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한다고 했던 B씨의 배가 그날따라 조금 나온 것 같아 가볍게 두드리며 놀린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답변서에서 "실제로 B씨의 배가 많이 나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농담을 한 것"이라며 "만약 그가 과체중이었다면 그런 농담도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슴 부위를 움켜쥐었다"는 B씨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A씨는 "두 손으로 가슴을 툭툭 쳤던(knocking) 것은 기억이 난다"며 "B씨 말처럼 움켜쥔 것은 아니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답변서에서 A씨는 그간 B씨에게 느꼈던 친밀감을 언급하며 "당황스럽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B씨가 한국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국을 매우 사랑했고 일에 대한 적극성으로 깊은 인상을 줘 내가 웰링턴에서 근무한 3년간 가장 많은 대화를 한 직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술은 B씨의 말과 첨예하게 엇갈린다고 뉴스허브는 지적했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엉덩이를 꽉 쥐었고(squeeze), 주요 부위를 움켜쥐었다(grab)며 3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해당 사안을 성적 폭행(sexual assault)으로 규정한 뒤,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뉴질랜드 경찰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비협조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정상 간 통화에서까지 언급되는 등 외교 쟁점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 30분간 이뤄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교관 A씨의 성추행 의혹 건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아던 총리가 먼저 자국 언론 보도를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관계부처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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