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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결혼 취소 당했다? "선처해 준 재판부 책임져야"

입력
2020.08.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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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 핑계로 감형 받았으나 혼인 취소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지난달 6일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손정우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지난달 6일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손정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의 운영자 손정우(24)가 최근 상대방의 혼인무효 소송으로 결혼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가 2심에서 "혼인으로 부양할 가족이 생겼다"며 선처를 호소, 재판부는 이를 감형 요소로 삼았던 만큼 분노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4일 MBC의 시사 프로그램 'PD 수첩'은 손씨의 지인을 통해 그가 감형을 위해 매매혼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손씨는 관련 재판이 진행되던 중 혼인 신고를 했다. 이를 두고 손씨의 지인들은 "(손씨의) 결혼에 대해 알지 못했다"거나 "(부인에게 범죄사실을) 속이고 만난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손씨의 부친이 국제결혼 중개업을 했다는 점을 들어 그가 외국인과 혼인신고를 했을 것이라 추측하는 이들도 있었다.

방송에서 손씨의 아버지는 "(국제결혼 중개업) 할 때가 몇 년 전인데 옛날 이야기를 지금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정상적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쪽 부모님이 반대를 해서 혼인 무효 소송을 했다. (결혼생활이) 끝났다"고도 전했다.

선고 2주 전 혼인신고한 손정우, 선처한 재판부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에 분노한 사람들'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달 1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앞에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사법부를 규탄하며 '분노한 우리가 간다'를 주제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에 분노한 사람들'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달 1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앞에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사법부를 규탄하며 '분노한 우리가 간다'를 주제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징역 1년6월. 세계 최대 규모의 성착취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한국 법원이 내린 형량이다. 2018년 9월 1심에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았고, 2심에선 실형이 선고됐으나 형량은 6개월 줄었다. '부양할 가족'이 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항소심 선고 불과 2주 전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한 손씨는 재판에서 '결혼으로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점'과 '20대 초반에 불과한 어린 나이', '유년 시절 경제적 어려움' 등을 들며 선처를 호소했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손씨의 호소를 모두 유리한 정상(情狀)으로 적시, 결국 그는 올해 4월 형기를 마쳤다. 미국에서 범죄인 송환을 요청하면서 재수감됐으나 서울고법은 지난달 그를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손씨는 자유의 몸이 됐다.

때문에 그의 결혼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금 재판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여성학 연구자인 권김현영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손씨의 2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 1-1부를 향해 "혼인 여부가 감경 사유인 것도 부당하지만 그 혼인이 사기였다는게 밝혀졌다면 이것은 재판부를 기망한 것이 아닌가"라며 "어떻게 책임지실건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손씨의 혼인 취소를 언급하면서 "손정우 건에 있어서는 아무런 해석의 여지가 없다. 정말 미친 사법부 내지 관련 법"이라고 비판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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