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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검사장 "친정권 인사 앞세우는 검찰인사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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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검사장 "친정권 인사 앞세우는 검찰인사 부끄러워"

입력
2020.08.09 12:51
수정
2020.08.09 20:26
6면
0 0

사직서 제출 후 검찰 내부통신망 글 게시


지난 7일 사직서를 제출한 문찬석 광주지검장. 뉴스1

지난 7일 사직서를 제출한 문찬석 광주지검장. 뉴스1


7일 이뤄진 검사장급 인사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한 뒤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59ㆍ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문 지검장은 8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그는 기원전 3세기 중국 진나라와 조나라 사이에 벌어진 장평전투의 예를 들면서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 채로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을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로, 이번 정권에서 중용된 검찰 간부들을 '무능한 장수'로 각각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문 지검장은 자신의 좌천성 인사를 두고 "사전에 물어봤으면 알아서 사직서를 냈을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지, 참 이런 행태의 인사가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는지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2월 전국 지검장 회의 때 자신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던 사건에 대해 "검찰의 지휘체계가 무너져 갈 것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라며 "그 누가 총장이었다 하더라도 같은 행태가 있었다면 저는 역시 그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 당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이 지검장을 면전에서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검찰 안에서도 최고의 금융범죄 수사 전문가로 통한 인물이다. 조세 전담부서였던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의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내고 2015년 금융중점청으로 지정된 서울남부지검의 2차장검사로서 금융범죄수사를 총괄지휘했다. 2017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로 근무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팀장을 맡아 다스 측의 숨겨둔 문서들을 압수수색해 확보하는 등 큰 공을 세웠다. 그는 지난 7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사장 인사에서 한직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이 나자 사직서를 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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