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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도 안 먹힌다... 터키 리라화 끝없는 추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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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도 안 먹힌다... 터키 리라화 끝없는 추락, 왜?

입력
2020.08.11 10:00
수정
2020.08.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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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관광 통한 외화 수입 급감
"에르도안 대통령 저금리 고집에 국제 신뢰도 낮아져"


터키 이스탄불의 역사가 오래된 시장 '카파르차르쉬' 내부를 행인들이 걷고 있다. 7일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AP 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의 역사가 오래된 시장 '카파르차르쉬' 내부를 행인들이 걷고 있다. 7일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AP 연합뉴스

최근 세계적인 미국 달러화 약세 현상으로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터키 리라화는 이런 흐름이 무색하게 연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들어 터키는 화폐 가치가 폭락하며 해외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다시 리라화 가치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는 최근 터키 금융시장이 극도의 외화 부족에 시달리며 계속 폭락하고 있다. 달러 대비 환율은 지난 6, 7일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리라화 가치 하락)했다. 이미 지난 5월 중 기록한 1달러당 7.1리라 기록을 넘었고 10일 장중 7.3리라 이상으로 올랐다. 유로 대비 리라화 환율도 8.6리라 수준까지 올랐다.

리라화 가치 급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된 터키 내 외화 수급 불안 때문이다. 터키 기업들은 주로 해외 자본을 조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외화 수요가 있는데, 이에 대응할 만한 주요 외화 수입원인 관광업이 코로나19로 사실상 가동 불가 상태에 빠졌다.

터키 리라화 환율 추이

터키 리라화 환율 추이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를 1달러당 7리라선에서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2019년 말 기준 812억달러였던 공식 외환보유고는 510억달러까지 급감했다. 앙카라 빌켄트대의 에린츠 옐단 경제학과 교수는 "더이상 누구도 (터키 정부가) 환율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는다"며 "친정부 기업조차 달러를 팔아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화 변동 증가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부에선 미국이 막대한 달러를 푸는 와중에도 유독 리라화 가치만 폭락하는 것은 코로나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내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고집했고, 이에 투자처로서 터키의 매력이 감소했다. 터키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나빠져, 2018년 이미 한 차례 리라화 가치 폭락의 위기가 발생했다.

최근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터키가) 경제에 단기적인 고통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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